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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바
박사랑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평점 :
<스크류바>는 아홉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여 스물아홉에 등단한 젊은 작가 박사랑의 첫 소설집이다. 만만치않은 세월의 경력으로 탄탄한 내공을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2012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녔고, 첫 소설집<스크류바>에는 등단작 두편 <이야기 속으로>, <어제의 콘스탄체>부터 2016년 여름까지 발표된 작품이 묶였다.
권태_이상 / 높이에의 강요 / 스크류바 / 바람의 책 / 이야기 속으로 / 어제의 콘스탄체 / 사자의 침대 / 울음터 / 하우스 / 히어로 열전 /
<스크류바>에 수록된 각 작품에서 작가 박사랑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방식과 주제를 통해 우리 시대의 현실과 문학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 속으로>는 김승옥의 명단편 <서울, 1964 겨울>을 모티브로 서사를 전개하는 작품으로, ‘누구나 알 만한 우리 시대의 고전을 차용하면서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작가 박사랑은 단편 <스크류바>에서 모성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에 대한 부정으로 피임을 하고 우연히 하게 된 임신중 입덧으로 스크류바만 찾으며 아기에게 완벽한 모정을 주지 못하는 주인공의 아픔과 고뇌가 스크류바의 끈적하고 달큰한 분홍에 새어나온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절망적인 모성애의 갈증으로 스크류바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모성애가 모범답안이지만 정답이지 못한 현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작가 박사랑의 작품들은 스크류바와 닮았다.
스크류바는 강렬하고 촌스러운 분홍이 우선 시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진저리나도록 자극적인 단맛으로 입맛을 사로잡아 중독이 되게 한다.
스크류바를 먹을 때는 왠지 회오리무늬를 돌돌 말아가며 녹여 없애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분명 입가와 손에 잔뜩 녹아 묻어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별생각없이 제목에 끌려 잡았다가 눈을 떼지 못하고 중독되듯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