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미운오리 그림동화 7
히도 반 헤네흐텐 지음,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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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그연 카페에 올라온 신간 리뷰 보면서 한눈에 홀딱 반했던 바로 그 책이다.
그림도 메시지도 너무 예쁘다.
덕분에 그림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언젠가 내가 던진 질문에 시큰둥하게 대답하던 남편의 목소리가 불쑥 끼어 들었다.
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없겠지만, 나 또한 꽃이 피는 것이 좋아서 가까이 다가가기를 즐긴다. 
그 작은 우주를 들여다보며 끝 간 데 없이 감탄하게 된다.

앞면지부터 감동이다.
'대지는 꽃 속에서 함박웃음 짓는다.'
우와~~~대박!
촌철살인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명언으로 시작되는 이 그림책, 내 맘 쏙이다.
벨기에의 위대한 그림책 작가 히도 반 헤네흐텐의 내면 세계는 단단하고 아름답다.
그가 그려낸 작품 속 캐릭터들 또한 지극히 사랑스럽다.

"엄마, 우린 왜 여기 서 있어요?"

"꽃은 세상에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한단다. 모두가 꽃을 사랑하지.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는 거야."

그림책 속 화자는 이제 막 피어난 주홍 빛깔의 꽃양귀비다.
초여름의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는 꽃양귀비가 화면 가득 펼쳐진다.

"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여기, 크고 화려한 꽃잎과 인상적인 꽃술을 가진 꽃양귀비 한 포기가 우리에게 슬몃 말을 걸어왔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씨앗 한 톨의 여정은 마침내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꽃으로 피어났다.
그림책은 꽃이 피는 과정을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시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앞면지부터 뒤면지에 이르는 동안 생명 순환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페이지를 넘겨 가면서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작동되는 다양한 에너지 및 개체 본질을 서사적인 맥락으로 꿰뚫고 있는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보이지는 않았다. 
소중한 마음을 품고 반복해서 읽었을 때,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 같은 것이 있었다.
'아무렇게나 저절로 피는 꽃은 없다.'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 삶 또한 그러하리라.
나를 이 세상으로 초대하신 부모님, 진실로 마음을 나누는 형제자매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친구들, 나의 영원한 보금자리가 될 자연...
그림책에는 이 모든 것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우리 모두는 서로가 꼭 필요해."
마지막 문장이 그래서 더욱 뜨겁게 다가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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