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만세 그림이 있는 동시
이상교 지음, 이혜리 그림 / 미세기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곤충의 길다란 몸을 닮은 그림책의 판형이 첫눈에도 인상적이었다.
그림 동시집에는 곤충을 소재로 쓴 15편의 동시가 담겨있다.
타이틀도 멋지다.
'곤충만세'
박수 세 번! 짝!짝!짝!
내가 보내는 최고의 찬사다.
사실은 이때 꼭 쓰고 싶은 나만의 표현이 있는데... 조금 순화시킨 말로 대신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완전 딱이야!"

곤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조금 두려워하는 편이다.
특히 바퀴벌레는 절대로 마주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징그럽고 무섭다.
헉! 그림책에는 바퀴벌레 동시도 있다.
앞표지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곤충은 개미다.
잘록한 허리는 벨트로 꽉 조이고, 두 발에 하이힐을 신겼다. 네 개나 되는 손짓이 신박하다.
그림 작가의 일러스트로 만나는 곤충들이 어찌나 특별하던지 눈호강을 제대로 한다.
뒤표지로 넘어가면 방아깨비가 날렵한 인사를 건넨다.
마치 무도회장에 나타난 듯 기품 있다.
또 어떤 곤충들이 등장할까?
목차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제목에서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곤충이 있는가 하면 서사 속에 숨어 있는 곤충도 있다.

예술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재미있는 동시를 읽으며 충분히 즐거웠다.
특히 뭉클했던 아빠 물자라 이야기는 놓칠 수 없는 페이지다.

<홀아비 물자라>

어미 물자라가
아비 물자라 등에
알을 낳아 놓았다
보골보골
소복이 낳아 놓았다

아비 물자라는
등에 아기 업고
가만가만 헤엄쳐 다닌다
물살 세지 않은 데를 가려
잔잔 떠다닌다

둥게둥게 물자라 아기
아비 등에 업혀 보골보골 큰다
오뉴월 볕에 옴속옴속 큰다
어미 물자라 없이도
울멍술멍 잘도 큰다

곤충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만난다면 어떨까?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동안 곤충에 대한 친밀감이 쑥쑥 자라나기를...
막연한 두려움은 실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복해서 동시를 읽다보면 우리 주변의 작은 곤충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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