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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23 : 동물권 - 동물에게도 권리가 필요하다고? ㅣ 생각이 크는 인문학 23
장성익 지음, 이진아 그림 / 을파소 / 2023년 1월
평점 :

얼마 전 인터넷을 보다가 어느 나라의 수달 카페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손님이 수달 카페에 들어가 비용을 내면 케이지에 갇힌 수달에게 먹이를 나누어 줄 수 있고
추가 비용을 내면 방 처럼 생긴 공간에 수달과 들어가 자유롭게 수달과 놀 수 있더라고요.
근데... 수달이 몸을 일자로 펴기에도 좁은... 성인 남자 손바닥만한 케이지들이 닭장처럼 한 가득...
영상을 찍은 사람이 추가비용을 내서 풀려난 수달과 방으로 이동했는데...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사육사가 데리러 오니까
그렇게 순하고 애교 많은 수달이 이빨을 드러내며 공격적으로 변하더라고요. 저라도 저 케이지에 다시 갇히기는 너무 싫을 것 같아요 ㅠㅠ

저희 아파트 단지에도 테라스에 개를 가둬놓고 키우는 사람이 있었어요.
작은 방에 붙은 야외 테라스니 1평이 될까말까한 공간인데... 한여름에도 그 땡볕에 개를 내놓고 하루 온 종일 짖게 하더라고요.
아파트 전체에 울리는 개 짖는 소리에 처음엔 와 진짜 시끄럽다 이게 무슨일이냐 했는데 한 편으로는 개가 너무 불쌍하고 ㅠㅠ
개라고 넓고 깨끗한 거실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눕고 싶지 않을까요?
해 질 때까지 좁은 테라스에 앉아 미세먼지 마시면서 짖는 게 이게 개의 잘못일까요 ㅠㅠ

개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어쩌면 개를 안 키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번에 맘카페였나 어디서 봤는데, 애는 대책없이 낳으면서 개는 대책없이 키우면 안된다고 하는게 억울하다는 뉘앙스의 글을 보았는데
물론 애도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엄마아빠가 레드카펫 깔아주면 너무 좋겠지만, 우리는 애보다 먼저 떠나잖아요.
시련이 와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강하고 굳세게,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키워주는 게 할 일 아닌가요...
개는 우리보다 먼저 떠나는데... 개가 세상과 맞서 홀로서기 위해 강하고 지혜로워져야 할 이유가 뭐가 있죠...?
저는 개를 키운다면 죽을 때 까지 꽃길만 깔아주고 싶은데, 의료 지원을 빵빵하게 해 주기도 어렵고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아주기도
퇴근하고 매일 산책량을 꼬박꼬박 채워주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아이가 개를 키우고 싶다 하면 오로지 너에게 집중하노라고 설명합니다...

저는 딱히 동물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타입은 아니라
그냥 장 보다가 우유나 계란 살 때 가능하면 동물복지제품 사고 뭐 그 정도인데 예전에 햄버거 가게였나 스테이크 가게였나
사람들 고기 먹고 있는데 동물복지단체라고 와서 여러분이 먹는 것은 고기가 아니라 동물의 뭐지... 뭐였지 하여튼 그런 식으로
되게 반감을 가지게 홍보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이 정도로~ 아주 극단적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도 보도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하면 일반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도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먹고 있는데 그거 먹지마!라고 하는 것 보다는 지구 온난화 가속을 막기 위해 조금씩 실천해 보자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고기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쪽으로 시선을 데려오는 온건파에 손을 들어 봅니다...

만일 집에 불이나서 저랑 개가 집에 있는데 남편이나 아이가 저 말고 개를 구하면
아니 결국 나를 구한다 해도 잠깐이나마 망설이면 너무 마상일 것 같은데요...
예전에 영화 '타워'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었죠. 높은 빌딩에 화재가 발생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소방관들이 불길 속에서 목숨 걸고 동분서주하는동안 이 쪽이 더 급하다고 명령이 떨어져 발길 돌려 뛰어갔는데...
알려준 이름을 찾아 구해놓고 보니... 국회의원네 집 강아지였죠. 한 마리의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포기된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심심치 않게 보이는 병원에 개 데려오는 환자, 의료진이 개는 병원 내 출입 안된다니까 얘는 내 아기라고...
가족만큼 애정을 주고 받고 의지하니 가족만큼 소중할 수 있는데... 근데... 음... 동물권이 주목 받는 것은 좋은 일인데
이게 이상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아요.

지금부터 당장 고기를 싹 끊어라! 동물원에서 유상으로 산 동물들을 무상으로 지금 싹 다 풀어줘라! 이런 것도 안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천천히 퍼져나가는 움직임과, 그 결과를 조금씩 보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나라도 1990년 들어서야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었는데, 이 정도면 개인간의 의식 변화는 느리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획기적으로 달라질 결과를 가져올 분야... 축산업에 대한 변화는 사실 개인이 노력해서 성공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또 가장 핵심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죠. 이거는 이제 국가선에서 개선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나와 내 주변의 동물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여기 살았던 동물들을 함께 생각하는 시간.
생각이 크는 인문학 23. 동물권 읽고 아이와 꼭 대화 나눠보세요.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