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 대마왕 내책꽂이
수지 모건스턴 지음, 클로틸드 들라클루아 그림, 김영신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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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심심해~

요즘 아이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요?

코로나로 가정학습 비율이 높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아이들이 갑자기 찾아온 이 고독하고 장황한 시간들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죠.

사실 엄마 눈에는 아니 이 중요한 시기에 이 아까운 시간을... 쯧쯧 혀를 찰 일이지만

엄마 맘에 차도록 시간별 요일별 월별 플랜 짜서 착착 진행할 아이가 몇이나 되겠어요.

 

 

 

오늘은 심심해서 집에서 아주 몸부림을 치며 입에는 심심해를 하루 종일 달고 사는

아홉살 남자아이, 헥토르의 이야기를 읽어보겠습니다.

오늘의 도서, <심심해 대마왕> 입니다.

 

 

 

 

 

 

목차를 보니 언제나 심심하던 헥토르가 중간엔 바쁘다 바빠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빠지고

마지막엔 가끔은 심심해도 괜찮다고 하는 걸 보니 뭔가 중대한 변화가 생긴 모양입니다.

아주 그냥 심심해 죽겠다던 표정의 표지와 상반된

너무나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헥토르의 모습에서 전혀 달라진 태도를 느낄 수가 있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아홉살 난 헥토르는 심심합니다.

이것저것 물건 살피기, 재활용 하려고 엄마가 모아 둔 뽁뽁이 터트리기,

냉장고 문 열고 닫기, 과자 먹고, 또 먹고, 집에 있는 과자 다 먹기.

ㅋㅋㅋ 심심하다고 몸부림치는 우리 집 어린이와 크게 다르지 않네요.

 

 

 

 

 

 

매일매일 바빠 일요일에는 늦잠을 잘 정도로 피곤했던 엄마아빠,

쉴 틈 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누나는 전혀 심심해보이지 않아요. 심심해 하는 헥토르에게 엄마는

숙제 해라, 친구에게 전화해봐라, 책을 읽는 건 어때, 산책 다녀오렴, 방 정리를 해 이런 저런 제안을 주지만

헥토르는 다 하고 싶지 않아요. 헥토르가 하고 싶은 것은 바닷가 걷기, 스키 타기, 서커스 관람, 말타기, 등산하기... 등등등

에이공 ㅎㅎ 다 하게 해 주고 싶네요.

 

 

 

 

 

 

헥토르는 아인슈타인, 토마스 에디슨, 벤저민 프랭클린과 같은 위대한 천재들이

학교생활을 심심해하고 지루해 했다는 걸 떠올리면서 나도 천재인가?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오직 한 번 뿐인 아홉 살 인생을 살고 있어요."라는 선생님의 종례 멘트가 머릿속에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 날 숙제인 가족 소개를 위해 엄마 아빠와 대화를 하다보니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신나게 얘기하는 엄마 아빠를 보면서 자신도 나중에 아이를 낳아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상상을 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심심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한 번 뿐인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할머니댁에서 발견한 바이올린 덕분에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헥토르.

그 모습을 본 친구 아비가엘은 헥토르에게 관심을 보이고 아빠는 주말 축구 교실에 보내주시고

옆집 아주머니는 그토록 키우고 싶어하던 개를 산책시켜줄 수 있냐며 부탁을 해 옵니다.

반정선거에 당선되어 반장으로서의 업무가 늘어나고 곧 있을 탁구 시합에도 나가고 싶어 연습도 하고

우와... 갑자기 너무너무 바빠졌어요. 심심함에 몸서리치던 헥토르는 드디어 만족하게 될 까요?

뒷 이야기는 책에서 확인하시기를 ^

제 생각에 가사가 진짜 멋지다고 생각하는 노래 중 하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는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 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라는 구절이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평생 바쁘고 활기차게만 산 사람이 더욱 견디기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매섭게 사무치는 외로움에 맞서 스스로 이 상황에 부딪히고 깨져봐야지만 새롭게 뭔가도 시도하는 힘이 생긴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외로움, 슬픔, 고독... 어떤 감정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아이들로 자라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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