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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평점 :
지난 주 운동 겸 꽃구경 하려고 집 앞 호수공원을 걷다가 유모차 비슷하게 생긴 들것에 누워있는 아이와 그걸 끌고 가는 엄마를 마주쳤다. 그 모습을 보다 흠칫 놀라고 말았는데 그 이유는 아이가 상당한 중증 환자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는 TV에서만 보던 소아마비 환자로 보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난 후 싱숭생숭해진 내 마음과는 반대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의 낯빛이 너무나 맑고 아름다웠다. 아마도 누워만 있는 아이에게 햇볕을 쬐주고 이 아름다운 봄 꽃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외출을 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 아이가 지나가고 나는 '하루 빨리 건강해지길..' 바라며 기도했다. 이상하게 지금은 아픈 아이보다 그 엄마의 환한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영혼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마음이 싱숭생숭 했던건 아마도 그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해 보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마음과는 다르게 행복해 보이는 엄마가 존경스러웠던걸까? 지금 자기 자신에게 행복하냐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100%행복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엔 아무리 돈 많은 부자도 정신적으로 행복하지 않으면 모든게 소용없듯이 아이는 아프지만 그 엄마는 분명 영혼이 행복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에 #플라톤의인생수업 이란 책을 읽고 약간의 궁금증이 풀린 느낌이다.
철학자들의 철학자라 불리우는 #플라톤 을 이해하는 첫 번째 #인문교양서 로 추천하는 이번 책은 10만부 베스트셀러인 '마흔에 읽는 니체'를 쓴 #장재형 작가의 신작이다. 나같은 '철학 잘알못'도 쉽게 읽는거 보면 전작에서 니체 열풍을 일으킨 것 처럼 이번 작품은 플라톤 열풍이 예상될 정도로 너무 쉽게 잘 쓰여진 책이라 확신한다.
제대로 된 삶으로 이끄는 내면의 목소리를 알아차리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지혜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무지를 깨닫는 사람만이 세상과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부와 명성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 중에 '명상'을 주기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쩌면 이런 명상의 시간이 내면의 시간을 갖기에 최적인 방법인 것 같아 보인다.
삶이 괴로울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자기 자신 안으로 은둔할 때 어떤 동요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현혹한다는 죄값으로 사형이라는 죽음 앞에서도 명상에 잠겨 움직이지 않고 초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허기질 때 인생의 답을 바깥세상에서 찾으려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친구 삼아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너를 어떻게 돌봐줄까?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니?
너는 요즘 왜 그렇게 힘들어 하니?
플라톤은 부유하게 사는 것, 건강하고 아름답게 사는 것, 권력과 명예, 절제, 정의, 용기 그리고 지혜 등 행복하기 위한 여러조건을 제시하는데 행복을 위한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지혜, 분별력을 갖추는 것이다.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명성을 떨치고 남부럽지 않은 대저택과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잠깐은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이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과정 안에서 즐거움을 느낄 때 찾아오는 것이라 말한다. 아마도 아픈 아이를 보살피는 그 엄마는 그런 영혼이 행복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감히 추측해본다. 나도 외적인 육체적으로 멋진 사람이 아닌 내적인 영혼이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