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섬세한 색채 어린이그림책 추천

그날은 ㅣ 미래엔그림책
피에르 에마뉘엘 리에 지음, 한석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3년 2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비단 어른들에게만 아픈게 아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더욱 아름답고 힘차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죽음을 잔잔하고 섬세한 색채로 표현한 #어린이그림책 이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인 #그날은 이다.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남은 그날의 이야기, 누군가를 오래 기억하고 싶은 혹은 기억해야 할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다.

어린이그림책이지만 아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글밥은 많지 않지만 풍부한 컬러의 텍스쳐의 그림과 내용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목이 메도록 만들기 충분했다. 지금도 나는 아이들에게 저녁마다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가끔 이런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되는 책들이 있다. '그날은'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였다. 할머니와 함께 자주 걸었던 산책길을 혼자 걸으며 소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되뇌이게 되는 그런 책. 누구나 다 그런 슬픔은 한번씩 겪어봤으니 말이다.

우리 두찌는 이 책을 보고나서 나에게 "얘(주인공) 할머니가 돌아가셨나봐~"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니 아이가 스토리를 완벽히 파악했다. 이 책에 사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라는 내용은 1도 나오지 않는다. 주변의 상황과 정황을 통해 유추하게 되는데 어린 아이들이 봐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뭇 진지한 그런 어린이그림책이다.

크레용과 색연필이 섞이 디테일하고 풍부한 색채가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을 통해 경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글밥도 적어서 초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았다. 저녁에는 내가 읽어주기도 했는데 말의 간결함 속에서 소년의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에게 비춰진 할머니의 죽음이란 사실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가족들이 있어 위안이되는, 오직 슬픔으로만 한정 지을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잔잔하고 섬세한 색채 어린이그림책 '그날은'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