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를 파괴할 힘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SF물은 영화로 보는건 좋아하는데 책으로 읽게된 건 처음이다. 거의 5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이틀만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로인한 대가로 오랜만에 두통이 날 찾았다. 한 자세로 오래도록 있다보니 그런걸까 아니면 아직 내가 소설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둘 다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이 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해 보인다.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초인적인 힘을 가진 데비안트들로 구성된 집단의 불만과 차별 그리고 그 집단이 어떻게 결속해나가는지 혹은 해체되어 가는지 어떻게 세상과의 타협점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그 과정을 숨막히게 디테일한 짜임새와 필체로 보여준다.
주인공이 아닌 PD로 나오는 리웨이, 제 3의 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특이했다. 여기서는 초능력을 가진 자들인 데비안트로 나오지만 사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 소외된 사람들, 인종이든 성이든 차별을 겪는 모든 사람들을 대변한다. 지구에는 여러가지 유형의 사람들로 뒤섞여 살아가고 있지만 개인의 잣대로 그들에 대해 나도 모르게 깍아내린 적은 없는지 반성도 했다. 이 책은 굉장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마력의 소설이기도 하다. 오랜만의 두통이 반가울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