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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ㅣ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평점 :
✴인간 만세✴
✍ 감각적인 글이 이런거구나. 를 느꼈던 '인간 만세'.
리얼리즘이 별거냐며 그것은 현실이고 내 현실은 도서관이라는 부분에서 나는 뭔가 '아' 하는 느낌을 받았다.
리얼리즘에 대한 욕망이 반복되면서 결국은 그것이 진정한 문학인가 하는 생각이 들때즈음 작가만의 리얼리즘에 빠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글이라는 것은 사실적으로 쓰이면 쓰일수록 몰입하게 되는것같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유로 현실과, 사실이 다르게 쓰이더라도 그것 마저도 소설이 주는 매력아닌가 도 싶다.
그리고 이런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사는 삶이 리얼리즘, 살아있는 소설이 아닌가.
하루하루 참 많이것들이 오고가는 날들이라 그런지 내 삶을 소설에 계속 투영 하게 된다.
인간 만세는 감각적이였고 나는 그 감각적인것에 내 삶을 투영해 생각해보는 참으로 색다른?시간을 보냈다.
_ "인간 이꼬르 똥입니다. 이건 인간만의 이야기 입니다!
......... 잊어나? 나는 휴머니스트 라니까!"
👉 한국 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작가 대열의 선두에 선 오한기 작가의 🔸️인간만세🔸️가 [소설, 향] 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 답십리도서관 상주 작가 경험기를 토대로 한 🔸️인간만세🔸️ 는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과는 다르게 ‘소설 이후의 소설’ 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향한다.
👉 소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탁으로 작품을 써야 하는 소설가 ‘나’ 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간 있었던 도서관에서의 일화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그의 앞에는 중대한 두 가지 문제가 놓여 있다.
바로 강연용 무선마이크를 분실했다는 것과 어디선가 계속 ‘똥!’이라는 외침이 들려온다는 것. 상주 작가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마이크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이 괴이한 외침은 도대체 누구의 짓일까.
➡️ 소설 속 '나' 의 목표는 훌륭한 리얼리즘 소설을 쓰는 것이다.
‘나’는
“인간의 근원적 본성과 내면에 대한 소설,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소설화”
하기로 결심하는데,
그래서 떠오른 게 바로 ‘똥’이다. 인간이 아닌 생물종을 배제하고 생각하면, 먹고 배설하는 존재인 인간을 통찰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소재라는 것.
심지어 똥은 사회 시스템의 오류와 국가 차원의 음모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의 집필 계획은 공무원 후배의 무반응에 금세 좌절되고.. ‘나’는 타고나길 비위가 약해서, ‘똥’이란 비유가 식상해서,
후대 도서관 상주 작가에게 ‘똥의 작가’로 소개되고 싶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까지 더하여 결국 똥의 포화로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 쓰기를 포기하고 만다.
➡️ 리얼리즘 소설을 쓰겠다는 ‘나’의 열망은 곧 ‘걸작’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다.
그러나 ‘나’의 결심은 때로 이리저리 맞지 않은 이유들로 좌절되고,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
“리얼리즘이 별거야? 현실이잖아. 내 현실은 도서관이야”
라며 리얼리즘에 대한 욕망이 무한반복 된다. 리얼리즘 소설을 쓰하고자 하는 이것을 ‘진정한 문학’ 이라하면, 문학의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점을 제기하면서도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작가로서의 숙명처럼 보여진다.
소설 속 리얼리즘에 대한 ‘나’의 다짐과 정의는 수시로 모습을 바꾸다가 점점 작가 오한기 식의 ‘진짜’ 리얼리즘으로 이끌어간다.
“나는 지고 있다. 분명 내가 창작해낸 환상에 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나의 리얼리즘이다”
➡️ 오한기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독자라면 이번에도 더욱 집요하고도 꾸준한 탐색에 저자의 글이 반가울 것이며, 처음 읽는 독자라도 시대착오적인 등장인물들, 정교하고 세밀한 상상력에 소설주는 새로운 사유와 저자만의 특유한 감각적인 글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