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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올라 ㅣ 샘터어린이문고 72
허혜란 지음, 명랑 그림 / 샘터사 / 2023년 4월
평점 :
“지금 내게는 빗속에서 연주하는 비올라만 있다.
나의 세상은 내게 맡겨진 것이다.
기쁘게, 즐겁게, 강하게 나의 하루를 지어 갈 것이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자유로운 비올라, 우산 없이 비올라!”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
달라서 더 좋았던 이야기.
음악을 소재로 한 책속에는 어린 선욱이의 정신적, 육체적 회복을 그린 동화로 쓰여있다.
비올라를 전공하는 선욱이.
방학을 맞은 선욱이는 할머니집에 머물게 되고 할머니의 일상을 보게 된다.
언제나 매일이 신나는 할머니는 좋은 기분으로 마을 회관으로 향한다.
선욱이는 그 마을 회관에서 이제껏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음악을
하는 할머니들을 만난다.
할머니들은 광복절 공연을 위한 연습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자신들만의 축제 현장으로 만들어버리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그저 흥나는 대로 움직이고 손에 집히는 대로 악기를 연주하는 할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할머니들의 즐거운 몸짓, 표정.
선욱이는 그러한 할머니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보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비올라를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자신을 생각한다.
결국 조화로운 것이 최고의 연주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선욱이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그저 할머니들의 즐거운 모습만을 보아서는 아닐것이다.
🔹️비올라는 물을 닮았다.
어떤 소리든 적시고 스며들어 빈 공간을 가득 채워준다.
오케스트라의 선두에서 멜로디를 이끌어가며 화려하게 드러나는 바이올린이 ‘꽃’이고, 단단하게 깔아주는 첼로가 ‘땅’이라면 비올라는 ‘물’이다. 땅에서 싹을 틔우게 하고 꽃을 피우는 물, 부드럽고 따뜻하게 적셔 주고 스며들어 가득 채워주는 물.
_ p.45
비올라를 연습하면서 지쳤을 선욱이의 마음이 이렇게 성장했다는것이
대견하다.
성장은 아름다운 결말을 장식한다.
내가 또 하나의 선율이 되어 함께 이어지고 흐르면서, 보이지 않고 들리기만 하던 소리의 정체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였다.
소리와 하나가 된 것 같다. 누군가와 깊이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_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