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사회 : 사자, 개미, 마모셋원숭이 과학과 사회 6
기 테롤라즈 외 지음, 이수지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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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은 20대가 아닌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일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가족이라는 사회에 편입되고 그 후로 계속 사회라는 단체 속에 존재해야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하나씩 배워나간다. 단지 누군가의 보호 밑에서 소리 없는 전쟁 속에 보호를 받고 있을 뿐 적정나이가 되면 진정한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는 비단 인간만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듯 아닐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 숨 쉬는 생물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동물들의 사회] 이 이야기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야기 하고 그들이 이 세계에서 살아 남기위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역자의 이야기를 빌려 이야기하자면 사회성의 진화이다. 당연히 그 주인공들은 동물이며 제목에서 보여주는 몇 몇 동물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그중에서 대표로 나열된 이름이고 정확히 이야기 한다면 ‘영장류, 포유류, 곤충’일 것이다. 이 세 가지 분류를 통한 집단의 진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비단 동물사회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사회를 이루는 기본적 밑바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세 명의 학자가 말하는 3가지의 주제를 통해 바라본 동물들의 모습은 참으로 흥미롭게 풀어 설명해 놓았다. 첫째, 동물들은 자기들의 영역을 극대화하고 최대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띄게 된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한 같은 개체군과의 협력과 동질성을 바탕으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동물들의 사회를 말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그 집단 속에서도 더 많은 이익을 위해 다른 동물들을 자신의 영향력아래에 두기 위해 싸움을 통해 계급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서 이익의 극대화와 집단의 발전은 그만큼 그 개인의 영향력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둘째, 집단의 모습에서 동물들은 좀 더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위해 종족 번식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개체집단의 좀 더 상위 계급의 동물들, 즉 무리의 우두머리와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물들은 다양한 종족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비단 종족의 번식뿐만 아니라 자기와 자식들이 좀 더 안전한 보호를 받으며 살아 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러한 사회적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셋째, 곤충들은 집단생활에서 얻은 지식을 서로에게 피드백 해준다는 사실이다. 이는 서로에 대한 집단적 모습에서 서로에게 더 큰 이득을 주기 위한 하나의 행위도 될뿐더러 그들이 경험한 노하우를 전해주는 하나의 우월성이다. 그들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자기의 집단에 이익이 될 만한 일을 함으로서 자기의 집단을 키우고 발전 시켜 나가고 집단이 커지면 그들 사이에서도 일의 전문화와 분업화가 이루어져 행동하게 된다.

이렇듯 이들을 통해 바라본 동물들의 세계는 우리가 흔히 tv에서 보는 다큐멘터리의 이야기와 비슷하고 tv를 통해 바라본 이야기들의 속편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한 이 세 가지의 주제를 통해 바라본 이야기를 동물들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대입 시켜 본다면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조금은 깊이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다가서지는 못하는 이야기들이 아닌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다큐멘터리 tv를 보는듯한 마음으로 읽는다면 누구나가 쉽게 읽을 수 있고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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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예고된 재앙 과학과 사회 7
디디에 오글뤼스텐느 외 지음, 박수현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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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인터넷을 하다가 뉴스를 본적이 있다. 내용인 즉, 기상청 직원들의 체육대회 당일 비가 왔다는 소리였다. 지금은 그나마 기상예보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지 않는데 그 당시만 해도 예보에 많은 불신이 섞여 있던 시기이고 직장의 주5일제의 시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기상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니 우스갯소리로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던가. 아무튼 요 근래 일어난 일인데도 하늘의 상황을 제대로 예보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을 한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의 기상예보장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장비들로 이루어 져있다고 들었다. 그런 우리나라가 바로 다음날인 내일의 날씨도 못 맞추는 일이 발생을 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날씨예측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다가왔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장비는 이제껏 날씨의 데이터를 수치모델로 하여 만들어 진 것이기에 갑작스럽고 빠른 기후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예보관의 역량도 포함이 되지만 그만큼 기후가 짧은 시기에 변화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직접 겪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나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겪고 체험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왜 그런지 어떻게 해서 그런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을 앞세워 생각을 하게 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 일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된다. 나또한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고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궁금증에 대한 약간의 답이라도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있었다. [기후의 예고된 재앙] 이라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말부터가 작금의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시기이다. 기후의 이상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 현 문제가 아니라 옛날 산업화가 이루어진 시기부터 이어진 문제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많은 문제를 제기했었지만 그 때 당시는 발전이 우선이었지 환경을 뒷전 이였다. 그래서 지금의 작태가 발생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0세기 후반에도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고 프레온 가스를 배출하는 냉장고나 스프레이 등에 대해 규제를 많이 했던 걸로 알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도 생겨난 시기가 그 때였던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때에는 직접적인 피해는 많이 없었기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북극의 빙하가 눈에 들어날 만큼 사라지고 아랄해가 없어지는 기이한 풍경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하던 것이 사라지고 없고 한국도 마찮가지로 아열대 기후로 변화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이제는 직접 겪고 체감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기후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근데 정작 중요한 것은 환경이 파괴가 되고 그것을 직접 체감도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어떻게 파괴가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컨퍼런스의 내용을 취합해 사람들이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이 책은 그러한 기본적인 문제부터 제시하고 있다. 기후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그 방법들과 왜 기후의 변화가 생겼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기후는 어떻게 예측 되는지 그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수집되는지에 대한 내용부터 과거의 기후를 모델삼아 지금의 기후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과정 그리고 그 기후에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본다면 좀 더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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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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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그려낸 소설이 멀티문학상의 탈을 쓰고 절망의 구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인간내면의 본성을 숨기고 화려하게 겉치레 된 이성이라는 존재로 인해 일관된 모습만을 보여 왔던 사람들이 그 탈을 벗어 버리고 내면의 공포와 두려움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골목길에서 마주친 검은 물체, 그 물체가 갑자기 동네주민을 흡수해버리는 장면을 코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무서움에 치를 떨며 도와주는 사람 없는 동네 어귀를 지나 사람이 있는 곳에 당도 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을 보며 자기가 본 것이 헛것일 거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다시 집으로 향하던 중 여자의 비명 소리에 확신을 하게 된 남자, 그 남자는 당장 짐을 싸서 그 곳을 빠져나오게 된다. 그리하여 시작된 검은 구를 피한 남자의 도주가 시작된다.

모든 것이 꿈인 것만 같은 일들이 자신 앞에서 일어났지만 사람들은 그 존재에 대해 모르는 듯 무관심하게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난 검은 구에 의해 사람들을 서로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흡수가 된다. 남자는 부모님이 사시는 곳으로 향하지만 그 곳은 벌써 유령도시가 되어 있고 우연찮게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신앙과 믿음이라는 명목아래 집단을 형성 숨어 있다. 하지만 검은 구는 결국 그들까지 흡수해버리고 남자는 도망을 치게 된다. 그렇게 몇 날 몇일을 떠돌던 그는 우연찮게 만난 마지막 사람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검은 구의 피해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나는 청년과 남자의 인간 본연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게 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검은 구라는 존재로 인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본성이 깨어났을 경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네 누구나 그러하듯 세상을 살면서 많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비단 나라의 범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사회와 부딪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일 것이다. 사회의 틀로 인해 누구나가 겪는 온갖 일들이 무의식에 쌓여가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잠재된 자기의 본성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자기 자신을 이성이라는 존재로 꾸미게 된다. 이러한 감정들이 쌓이고 쌓였을 때 결국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되고 겉으론 당장이라도 해결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자기의 행동이 결국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 절망이라는 감정을 통해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시켜 포기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이 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검은 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본성을 끄집어내고 있다. 검은 구라는 존재가 사람을 흡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보단 사람을 투과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  80여일간의 투과로 인해 인간의 잠재된 본성을 드러내며 이는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이성을 버리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절망의 구]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하는 행동들의 모순적인 모습을 역설하는 작품 같았다. 첫 장을 펼쳤을 때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지만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러한 느낌들을 받기 위해 읽었다기 보단 신문지상에서 우연히 보게 된 멀티 문학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장르를 접해 본다는 것은 나만의 재미와 더불어 기존의 좋아하던 장르의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더 큰 틀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읽게 된 이 책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킬지는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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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데이비드 베니오프 지음, 김이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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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소설에 손을 댔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어려운 책들을 읽다가 소설을 접하면 무언가 모를 신속함과 소설이 주는 흥미성으로 인해 굉장한 흡인력을 가지고 읽게 된다. 이는 어려운 단어도 없을뿐더러 내가 굳이 외워야 하는 부분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을 읽는 순간 내내 그 속에서 흥미만을 느끼면 된다는 식의 사고도 한 몫 했을지 모른다. 요즘 내가 소설을 보는 것마다 일관성 되게 나타나는 배경이 있다. 올해 들어 처음 접한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 이나 조너선 샤프란의 [모든 것이 밝혀졌다] 등과 같은 책들에서 시대적 배경으로서 자주 등장하는 2차 세계대전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들이라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배경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이렇듯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도둑들의 도시]에서도 실감 할 수 있었다.

1942년 옛 소비에트 연방 (러시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당시 독일군의 갑작스런 공격으로 인해 나라의 서쪽을 모두 함락당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위한 독일군들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나라와 단절된 도시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우연찮게 그 도시에서 두 소년은 서로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교도소에 끌려가고 다음 날 비밀경찰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만난 그 권력의 수장이라는 대령에게 딸에 결혼식에 쓰여질 계란 12개와 자신의 목숨을 바꾸게 된다. 그리하여 그 계란을 찾기 위해 떠나는 일주일간의 여정, 그 여정에서 그 두 사람이 눈으로 보게 된 전쟁의 참상을 담담하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다. 
 

할아버지가 가슴속에 까마득히 깊은 곳에 묻어둔 이야기를 손주를 위해 하나씩 풀어나가는 듯한 이 이야기는 두 소년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만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을 목도하며 느끼는 감정과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쌓여가는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두 소년이 겪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여정, 단지 당시의 권력에 의해 도둑으로 전락하지만 그 둘의 눈을 통해 본 단절된 도시의 실상과 전장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잔인한 일도 서슴치 않았던 모습들, 그 모습을 통한 전쟁의 잔임함과 참혹한 실상을 조심스레 풀어 나가고 있다. 또한 전쟁의 이면에서 고통 받는 국민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도둑들의 도시]은 따뜻한 화롯가에서 보아야 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왠지 겨울에 읽으면 딱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되었다. 다만 여름에 보기에는 책이 두께가 있고 그리 눈에 띄는 임팩트가 없는 책이라 조금은 읽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지루함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글을 다 읽고 난 후 책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과 긴 여운이 책에 대한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판 당시 다른 책들에 비해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을 우연찮게 접하여 읽게 되었고 나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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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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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부’라는 사람을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솔직히 중 고교 교과과정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잊어버리고 살았는지 아님 정말 모르고 살았는지 기억이 없다. 단지 기억하는 것은 책에서도 언급한 [네델란드인 하멜]과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가 전부다. 공부에 뜻이 없었던 그 시절에 내가 너무 심하게 공부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아무튼 표해록을 이렇게라도 접하니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전을 하나씩 알아간다는 사실도 좋을뿐더러 어려운 고서를 내가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이 책에서 조금이나마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졌다고는 하나 성인독자들이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흔히 어려운 한문들로 이루어진 책들을 보면서도 조금이나마 한자를 읽어나갈 수는 있지만 해석은 안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에 이렇게 조금이나마 고서에 대한 흥미를 넓혀 줄 수 있는 책을 접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최부 그가 아버지의 상을 계기로 인해 자식 된 도리로서 어쩔 수 없이 굳은 날씨에 떠나야 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바다에서 겪은 14일간 또한 바다에서의 표류를 마치고 육지에 당도해 왜인으로 오해 받아야만 했다. 또한 북경으로 호송 될 때 까지 그와 만난 사람들이 그에게 가진 갖가지 오해들을 둘러싸고 그 오해들을 하나씩 풀어 나아갈 때 그가 가진 지식과 교양으로서 난관을 극복해 나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강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명나라의 선진문물과 지역적 모습들을 기록함으로서 당시 명나라의 발전된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최부 그는 명나라에서 조선으로 이르는 오기까지 많은 것을 겪고 본 것을 글로서 기록했지만 아쉽게도 역자가 말하는 이 책에서는 조금은 생략된 부분도 있다고 한다. 이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단지 표류해서 간 명나라의 발전상을 말하는 것보단 그가 겪게 된 일로 인하여 보여준 조선 선비의 신념과 예, 기개를 보여줌으로서 그 당시 조선 선비의 표본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또한 조선선비의 목숨과도 같았던 효를 보여 줌으로서 우리의 옛 조상의 존경심을 느끼게 만들고 우리 조상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청소년들을 겨냥해서 만든 책이다 보니 쉽게 지루해 지지 않게 내용에 맞게 중간 중간 그림들을 채용했는 것이 상상력을 더욱 자극 시키며 지루해 할 틈을 주지 않는 것 같았다. 또한 글을 읽다보면 왠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해 역자는 옆에 있는 사람이 부드러운 말투로 설명해 주는 것 같은 문장들로 만들어 놓음으로서 독자가 한 번 더 앞쪽 문장들을 되새기며 생각하게끔 만들어 놓았다. 고서라는 어려운 책을 이렇듯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이 흥미를 발판 삼아 이 책에서 생략된 부분까지도 알고 싶어지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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