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그려낸 소설이 멀티문학상의 탈을 쓰고 절망의 구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인간내면의 본성을 숨기고 화려하게 겉치레 된 이성이라는 존재로 인해 일관된 모습만을 보여 왔던 사람들이 그 탈을 벗어 버리고 내면의 공포와 두려움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골목길에서 마주친 검은 물체, 그 물체가 갑자기 동네주민을 흡수해버리는 장면을 코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무서움에 치를 떨며 도와주는 사람 없는 동네 어귀를 지나 사람이 있는 곳에 당도 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을 보며 자기가 본 것이 헛것일 거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다시 집으로 향하던 중 여자의 비명 소리에 확신을 하게 된 남자, 그 남자는 당장 짐을 싸서 그 곳을 빠져나오게 된다. 그리하여 시작된 검은 구를 피한 남자의 도주가 시작된다.

모든 것이 꿈인 것만 같은 일들이 자신 앞에서 일어났지만 사람들은 그 존재에 대해 모르는 듯 무관심하게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난 검은 구에 의해 사람들을 서로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흡수가 된다. 남자는 부모님이 사시는 곳으로 향하지만 그 곳은 벌써 유령도시가 되어 있고 우연찮게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신앙과 믿음이라는 명목아래 집단을 형성 숨어 있다. 하지만 검은 구는 결국 그들까지 흡수해버리고 남자는 도망을 치게 된다. 그렇게 몇 날 몇일을 떠돌던 그는 우연찮게 만난 마지막 사람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검은 구의 피해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나는 청년과 남자의 인간 본연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게 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검은 구라는 존재로 인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본성이 깨어났을 경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네 누구나 그러하듯 세상을 살면서 많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비단 나라의 범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사회와 부딪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일 것이다. 사회의 틀로 인해 누구나가 겪는 온갖 일들이 무의식에 쌓여가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잠재된 자기의 본성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자기 자신을 이성이라는 존재로 꾸미게 된다. 이러한 감정들이 쌓이고 쌓였을 때 결국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되고 겉으론 당장이라도 해결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자기의 행동이 결국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 절망이라는 감정을 통해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시켜 포기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이 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검은 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본성을 끄집어내고 있다. 검은 구라는 존재가 사람을 흡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보단 사람을 투과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  80여일간의 투과로 인해 인간의 잠재된 본성을 드러내며 이는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이성을 버리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절망의 구]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하는 행동들의 모순적인 모습을 역설하는 작품 같았다. 첫 장을 펼쳤을 때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지만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러한 느낌들을 받기 위해 읽었다기 보단 신문지상에서 우연히 보게 된 멀티 문학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장르를 접해 본다는 것은 나만의 재미와 더불어 기존의 좋아하던 장르의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더 큰 틀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읽게 된 이 책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킬지는 상상도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