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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투 커버 - 책 읽는 여자
로버트 크레이그 지음, 나선숙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부터 내 마음을 확 끌었던 이 책은 서른을 앞 둔 싱글 여자가 자신의 일과 사랑, 가족과 친구에 대해 돌아보는 얘기다.
10년 전 첫사랑과 헤어지고 그 후론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믿으며 첫사랑을 그리워 하며 살아가던 타냐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 보다는 혼자 책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더 즐긴다. 남자친구가 있지만 그와 마음을 통하고 생각을 공유한다기 보다는 단지 잠자리 상대일 뿐이라 여기기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가짜 종이꽃가루>라는 책을 만나게 되고 그 책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놀랄만한 사실 때문에 그녀는 그 책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 책으로 인해 아빠의 죽음과 엄마의 재혼, 10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고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 그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들을 그녀는 그 책에 나와있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들 때문에 스스로 속박되어 벌이는 것이다.
주인공 타냐를 보면서 처음엔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늘 옆에 책이 없으면 불안하고, 가끔은 신랑이 늦게 들어와 나 혼자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좀 많았으면 하고 생각하고, 쓸데없는 얘기를 주고받는 사람들과 만나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지금의 직장이 적당한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기 때문에 큰 변화를 바라지 않고 이 곳에 머물고 있는 내 모습...하지만 그녀가 나보다 조금 더 폐쇄적이고 극적이다. 그래서 조금은 다행스러웠고 조금은 편안했다.
그녀가 읽은 <가짜 종이꽃가루>라는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읽은 상황에 따라 책 내용이 달라지는 마법의 책이다. 그녀가 읽은 책의 결말과 그녀가 사랑하는 칼이 읽은 책의 결말은 너무나 다르다. 책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인지 사람이 책을 지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결국 그녀는 책을 모두 태워버리면서 공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 후 과연 그녀가 행복할지 의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있어 책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다. 현실 도피의 수단인지 마음의 양식인지. 아마도 나에게 책은 버릇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던가 지식을 얻는다던가 하는 것은 부차적 이유이고 그냥 무의식 중에 집어드는 습관...아마 이것도 집착의 일종이겠지만...책을 사들이는 나를 보며 신랑이 가끔 어이없어 하지만, 난 전혀 굴하지 않는다. 타냐처럼..나에게 책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어떤 의미로 다가올 때까진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다. 그 순간이 언제일지가 의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