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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특사 이준
임무영.한영희 지음 / 문이당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내가 역사에 얼마나 관심이 적었는지, 얼마나 아는게 없었는지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이 책은 고종황제의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이준열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헤이그 특사에 관해서 배운 기억은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상황이었는지까지는 잘 알지 못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아픈 과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36살이란 늦은 나이에 말단 관리직으로 관직 생활을 시작한 이준은 최초의 법조인 교육기관인 '법관양성소'에 입소하며 법을 만나게 된다. 짧은 교육기간이었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후 짧은 검사시보 경력을 마치고 일본으로 도피, 제대로 된 법을 공부 한 후 돌아와 48세에 평리원 검사가 된다. 검사로서의 사명감과 소신으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던 이준은 친일파 이윤용과 이하영의 불법을 지적하다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되고 사람들과 언론에서는 칭송을 받았지만 권력실세였던 친일파들을 이기지 못하고 검사직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후 이준을 눈여겨보던 고종황제에 의해 만국평화회의 특사로 임명되어 일본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헤이그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여 조국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고자 노력했으나 일본과 이권이 얽혀있던 여러 나라의 거절로 인해 좌절하게 되고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한 사람이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 이 책을 읽다보면 잘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갖히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처자식을 버려두고 떠나는 일도 받아들인다. 그의 부인역시 남편의 뜻을 알기에 그를 적극 지지하며 한 마음이 되어준다.
이준은 헤이그로의 특사 파견이 죽음에 이르는 길임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대로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받아들이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이다.
가끔 우리나라가 너무나 싫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애국심이 생기는 건 내가 이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아픈 과거를 잘 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 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