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저택
펄 벅 지음, 이선혜 옮김 / 길산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중국 부유층 가문의 안주인인 우부인은 마흔번째 생일을 맞아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아들과 며느리에 손주까지 있는 우부인과 남편은 남보기에도 스스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왔다.

여자 나이 마흔이 되면 여자로서의 삶은 마무리해야 한다고 믿는 우부인은 스스로 남편에게 소실을 찾아주고 자신은 남편의 좋은 친구로 남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여자는 그 나이면 생식력을 다 하지만 남자의 욕구는 늘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우부인은 남편에게 소실로 적당한 인물을 찾아주고 아내로서의 의무감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남편에게 만족해하며 그가 이끄는 대로 따르는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맏며느리 멩, 자신이 남편을 먼저 좋아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싸움을 통해 관심을 끌고자 하는 둘째 며느리 룰란, 부잣집 막내딸로 자라 자기 중심적인 성격에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는 셋째 며느리 리니, 멩과 리니의 어머니이자 우부인의 친구이며, 남편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 많은 자식을 낳고도 또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강부인,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뺏겼으나 자신의 소임을 알기에 첩이 되었지만 끝내 사랑을 떠나야 했던 추밍 등 다양한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들이 등장한다.

우부인은 이들 모두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여자가 남자에게 기쁨을 주거나 남자를 통해 행복을 느끼기 보다는 온전한 자신의 영혼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우부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들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며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도 이렇게 모든 것을 놓고 혼자만의 자유와 행복을 느끼고 싶은 건 아닐까 싶으니 가슴이 짠했다.

어린 나이에 변변한 연애도 못해보고 아빠를 만나 우리를 낳고 사느라 자신에겐 청춘이 없었다 말하는 엄마. 이젠 자기도 좀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엄마를 난 같은 여자이면서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배웠다. 엄마도 아빠도 부모이기 이전에 여자와 남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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