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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우스 플라워 - 온실의 꽃과 아홉 가지 화초의 비밀
마고 버윈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화초를 잘 키우는 사람이 있고, 화초를 늘 죽이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결혼하면서 건강에 좋다며 선물로 받은 많은 화초들이 1년도 못 되어 모두 죽었고, 그 후엔 우리 집에 살아있는 생물이라곤 사람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다. 나는 나름 물도 주고 햇빛도 쐬여주는데 왜 모두 죽어나가는 것인지...
이 책을 읽다보니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안심이 되기도 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릴라는 이혼 후 마음에 위안을 얻기 위해 화초를 사러가게 되고 거기서 묘목상 데이비드를 만나 '극락조화'라는 화초를 사게 된다. 그 후 화초에 관심을 갖게 된 릴라는 길을 걷다 우연히 희귀식물들이 많은 빨래방을 발견하게 되고 빨래방 주인인 아르망으로부터 인간의 9가지 욕망을 이뤄주는 9가지 화초를 자신이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 화초들을 보고 싶어하는 릴라에게 아르망은 나비단풍의 가지를 주며 뿌리를 내려 오라고 한다.
묘목상 데이비드에게 호감을 느낀 릴라는 그에게 빨래방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게 되고, 다음 날 빨래방은 데이비드가 화초들을 훔쳐가며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화초들의 도난에 책임감을 느낀 릴라는 아르망과 함께 화초들을 다시 찾기 위해 멕시코로 떠나고 그 곳에서 아홉가지 화초와 함께 사랑을 찾게 된다.
아르망은 릴라에게 그들이 화초를 찾는 것이 아니라 화초들이 릴라를 찾아 올 것이라 말하며 화초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뽑는다고 말한다. 아마도 우리집에 왔던 화초들은 나를 보호자로 여기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그렇게 죽어갔겠지...
뉴욕의 한가운데서 광고일을 하던 릴라가 수풀이 우거진 곳을 헤매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이 무척 흥미진진하다.
나 역시 가끔은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에 내려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과연 내가 그 곳에서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이미 도시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린 내가 그럴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릴라는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 곳으로 향했기에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줄리아 로버츠를 주연으로 영화화 한다는데 영화가 개봉하면 꼭 심신이 지친 친구를 데리고 영화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