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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 제너시스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평점 :
조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좋아하는 나는 그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기에 기대감에 차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0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인 이 책은 어렵다.
주인공 아낙스는 공화국 최고 지성집단인 학술원에 들어가기 위해 4교시에 걸친 면접을 본다. 아낙스의 주제는 '아담 포드의 삶과 그의 시대, 2058년부터 2077년까지'이다. 면접관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펼쳐지는 아담 포드의 삶과 공화국의 이야기는 정말 놀랍다.
2052년 전 세계에 전염병이 번지자 플라톤은 한 섬에 방벽을 쌓고 공화국을 세운다. 외부인이 내부로 들어올 수도 없고, 내부인이 외부로 나갈 수도 없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계층화 되고,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야 하며, 남녀가 함께 지낼 수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경계 근무를 서던 아담이 섬으로 표류해 오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는 소녀를 죽이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동료를 죽이고 그녀를 피신시킨다. 그 죄로 인해 로봇인 '아트'와 한 방에 구금된 아담은 아트와 지내는 동안 인공지능 로봇인 아트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궁극적인 차이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설정 자체가 기발하다. 안드로이드가 주인이 된 세계가 창조된 것을 제너시스(창세기), 공화국의 반란자를 '아담', 그가 구해 준 소녀를 '이브'라 하며 그들의 원죄가 공화국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면 순간순간 턱 막힐 때가 있다. 과연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미래엔 정말 이런 모습이 그려질까 끔찍하기도 하다. 또한 마지막에 펼쳐지는 반전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난 아직 인간인지라 그런 식의 결말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미래를 다루는 책들을 읽다보면 작가의 상상력에 놀란다. 그리고 그런 미래가 그려질까 두려워진다. 어느 책에서도 행복한 미래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 모두가 계층화 되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 과연 정말 우리의 모습이 그렇게 그려질거라면 지금 우린 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인간이기에..햇빛과 공기와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기에 오늘도 열심히 사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