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쥐 퍼민
샘 새비지 지음, 황보석 옮김 / 예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보스턴의 한 헌책방에서 떠돌이 쥐의 열세번째 아이로 태어난 퍼민. 형,누나들에게 밀려 엄마의 젖꼭지를 제대로 물어볼 수조차 없어 남은 젖이나 헌책들로 허기를 달래야 했던 우리의 똑똑한 쥐 퍼민은 책을 씹으면서 책의 맛을 익혔고, 책 자체를 읽기 시작했다. 다른 형제자매들이 보기에 그는 이상한 놈이었다. 항상 서점 곳곳을 누비며 책들을 탐독하고, 밖으로 나가 먹을 것을 구하기 보다는 극장에서 영화 보기를 더 즐기는 퍼민은 다른 가족들이 먹을 것이 없는 서점을 떠날 때도 혼자 남아 서점을 지켰다. 처음에는 모든 책들이 퍼민에겐 똑같은 맛이었다. 하지만 책들을 맛보고 읽어나가며 그는 책의 페이지, 문장, 단어마다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책의 가장자리만 맛보고도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제임스 조이스의 책을 즐기고, <전쟁과 평화>, <폭풍의 언덕>, <위대한 개츠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책들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스스로 인간이기를 바라고 서점주인 노먼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의 바램과는 달리 노먼에게 그는 죽여야 하는 쥐일 뿐이었고, 그렇게 사랑의 배신을 알아버린 퍼민은 서점을 떠나 방황하다 제리의 집으로 함께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또 다른 삶을 알게 된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내가 읽어 본 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책도 있었다. 그 책들을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퍼민이 정말 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순간들도 많았다. 한낱 쥐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이 사람에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또한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보고 거리의 여인들에게 빠지는 퍼민은 인간의 심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에 헌 책방을 허물기 전 공짜로 책을 가져 가라고 하자 읽지 않을 책까지 쓸어담고는 거리에 책을 버리는 사람들..너무나 창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 책은 재미있지만 어렵게 느껴진다. 소설에서 언급한 책들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T.S. 엘리엇과 모리스 샌닥 사이의 건널목' 이라는 찬사를 받은 책이라는데 이 찬사 자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 그저 이 책에 등장하는 퍼민이 너무나 귀여웠고, 정말 어딘가엔 그렇게 사람의 글을 읽고 생각을 이해하는 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왜 이 책이 명작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너무나 무지한 탓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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