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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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연륜이 깊은 노년의 작가가 우리에게 여유와 느림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지 않을 친구를 기다리며 친구의 자리를 비워놓기도 하고, 일요일은 뭔가 특별한 날이기에 열심히 혼자만의 요리를 하기도 하는 노년의 저자는 조급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의미를 남기고자 한다.
집에서 글을 쓰는 것 보다 기차를 타고 사람들의 소음속에서 글 쓰기를 더 즐기는 저자는 목적지가 없는 기차 여행을 즐긴다. 그 곳에서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리고 도착지를 알리는 방송과 함께 하차 준비를 하며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고 기다림에 관해 생각한다. 뭐가 그리 급해 도착도 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줄을 서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랬던 것같다. 비행기와 공항을 싫어하고 기차와 기차역의 풍경을 즐기는 저자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나 또한 빠르게 돌아가고 서로에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들에 가끔 상처를 받곤 하니까 말이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기차의 묘한 조화가 어울린다.
작가는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세계와 비교하여 더 큰 세계, 그리고 국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던 스포츠도 국가의 이름을 걸고 하게 되면 왜 집중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선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생각났다. 나 역시 스케이팅의 기술도 모르고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김연아 선수때문에 밤을 새워 경기를 지켜본다. 그리고 힘껏 응원한다. 아마 그녀가 우리나라 선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셸 콴 선수가 한창이던 시절 그녀를 좋아하긴 했지만 경기를 찾아 보진 않았었으니 말이다. 월드컵 때 전국을 물들였던 붉은 물결을 이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과연 나의 국가와 타인의 국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내가 하면 애국주의요 남이 하면 국수주의인 애국심인데 말이다.
책을 읽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 나만을 생각하며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여유를 찾을 줄 알았건만 점점 현실적이 되고 욕심이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서두르기 보다는 조금 천천히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했다.
이 책은 나에게 이것저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읊조린 글들에서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참 따뜻한 책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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