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로마사를 좋아하는데다 작가가 <로마인이야기>에 실린 사진을 찍었다고 하기에 이 책에서도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이미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전 권을 다 읽었던지라 그 많은 내용을 한 권의 책에 사진과 함께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과연 작가가 이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걱정도 있었다. 이 책은 로물루스에 의한 로마의 건국에서부터 집정관과 원로원을 중심으로 하는 공화정 시대, 로마사에 한 획을 그은 포에니 전쟁, 내전을 수습하고 정권을 잡아 후세에 이름을 남긴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시작된 로마제국, 기독교의 등장과 함께 서서히 몰락해가는 로마제국의 모습까지 로마의 역사를 하나하나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잡으며 이해하기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다. 사실 내가 로마사에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다면 그 수 많은 왕들과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에 질려 이 책을 덮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 과연 몇 명일지 세어볼 수도 없을 만큼 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수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글로만 읽었던 유적지의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책을 읽으며 동시에 사진을 볼 수 있어 훨씬 이해하기 수월한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건축가라 그런지 도로나 포룸같은 공공건축물과 그것을 건축한 의미 같은 것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로마인 이야기>가 한 권 한 권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지만 10권을 읽을 때쯤이면 1권의 내용을 잊어버리게 되니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로마사에 겁을 내는 사람들이라면 사진이 함께 실린 이 책을 읽어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