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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꽃목걸이
소말리 맘 지음, 정아름 옮김 / 퍼플레인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는 늘 마음이 아파 읽어나가기가 어렵다. 더구나 같은 아시아에서 그것도 가까운 캄보디아에서 벌어지는 이 참혹한 일들을 읽는 내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자신의 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도 모른 채 이름도 없이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 외할머니마저 떠나 버려 고아인 채 살아가던 어린 소녀. 부모를 찾아 줄 거라는 동네 아저씨의 말에 속아 만난 할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하고 심한 매질과 욕설, 노동에 시달리며 학교조차 다니지 못하다 착한 선생 부부에 의해 "소말리 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불행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게 된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빚진 중국상인에게 강간당하게 되고, 할아버지가 그녀를 매음굴에 팔아버린다. 10대의 소녀를...아직 초경도 하지 않은 어린 아이를 말이다. 그녀는 그곳에서도 비참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망치다 잡혀오기도 한다. 그렇게 희망이라는 것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외국인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그 후 그녀는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프랑스로 건너갔다 돌아와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지만,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그로 인한 상처를 잊을 수 없기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어린 소녀들을 위해 ‘비참한 환경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활동(action for women in distressing circumstances)’이라는 뜻의 아페십(AFESIP)을 설립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말한다. 자신의 삶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단지 아이들의 실상을 좀 더 자세히 알리기 위해 자신의 삶을 얘기할 뿐이라고. 또한 되풀이해서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말하는 것이 너무 힘들기에 이렇게 글을 쓰면 사람들이 더이상 묻지 않을거라고. 난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들의 실상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마치 책 속에 등장하는 UN대표자처럼 말이다. 난 아직 캄보디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어디에도 가본 적이 없고 그 곳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본 적이 없다. 아마 나도 어느 정도는 호기심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너무나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매춘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우리나라도 아무리 근절시키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매춘이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되살아나는 것이 매춘이다. 아마 우리나라도 어린 십대 소녀들이 매춘에 이용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소유하고 자식은 무조건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며 어떤 말도 해서는 안되는 나라는 아니다. 부모가 자식을 매음굴에 팔고 6~7살 아이들이 찢겨지고 버려지며 AIDS에 감염되는 나라는 아니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까? 다만 지금 내가 그런 시절에 살고 있지 않을 뿐인가?
수 많은 아이들이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것은 수 많은 남자들이 그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남편도 남자일 뿐이라는 생각에 책을 읽고 나서 남편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처녀를 가져야 AIDS가 치유되고 젊어진다고 생각하다니...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가까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골프관광이니 뭐니 하며 동남아를 찾아 그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답답하다. 내가 그들을 도와 현장에 뛰어들 자신은 없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나 나약한 존재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난 협박과 공포가 난무하는 그 곳을 소말리처럼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다. 그럼 나약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