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손에 색색의 볼펜을 들고 쉴 새 없이 교과서에 메모를 하던 모습이...다이어리에 빼곡히 적혀 있던 글들과 그림들이...그 땐 그게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었었는데 이제 내 손엔 검은 펜 한 자루 쥐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를 먹으며 다이어리를 적는 것도 귀찮아졌고, 일정 조차 적기 싫어 중요한 일만 핸드폰 일정관리에 기록한다. 이게 지금의 내 모습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래서 내가 요즘 멍청해 진다고 느끼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 할 일들도 가끔 놓치고 멍 한채 지하철을 거꾸로 타기도 하고 마트에 갔다 와도 뭔가 하나씩 빠트린 것이 있고 책을 읽어도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 나의 문제가 바로 손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메모란 해야 할 일이나 전해야 할 내용만 기록하는 것이었다. 또한 메모의 내용을 다 처리하고 나면 종이는 쓰레기통으로 직행이었다. 그래서 내가 했던 일들은 쉽게 잊어버리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메모의 기본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모에도 다양한 종류와 방법이 있고 뇌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그림이나 이미지로 표현하고 나의 느낌을 적는다는 것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메모를 해 보려 했다. 역시 어려웠다. 단순한 사실을 적어 전달하는 것도 어려웠고 나의 느낌이나 생각을 곁들인다는 것은 더더구나 어려웠다. 하지만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생각이다. 작가가 메모 습관을 들이기 위해 걸렸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익숙해지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나도 멋지고 비싼 수첩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아까워서라도 계속 뭔가를 쓸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