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비] 스모키 블루의 비 내린 뒤 맑음 1 (기간 한정판) [비비] 스모키 블루의 비 내린 뒤 맑음 1
하마다 카모메 / Blue Bromance / 2023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자아내는 느낌을 알 듯 말 듯 하네요.

공수는 30대 후반이고, 한떄 제약 회사의 투톱 샐러리맨으로 일했습니다.

공이 퇴사하던 날 둘은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집니다.


수는 점점 실적에 목을 매다가 몸로비도 하고, 그러다 번아웃이 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누나 집에 얹혀 살고 있습니다.

게이바 가서 수상한 약물을 먹고 나쁜 일을 당할 뻔 한 것을 공이 구해줍니다.

공은 집에서 번역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의료계통 텍스트를 주로 번역하지만 학술서나 아동서 또한 번역하지요.

수는 그런 공을 도와 같이 지내며 번역일을 하게 됩니다.

공에게는 대학에서 일하던 고지식한 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아버지의 말년에 번역일을 배우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게 되어 얼마전에 떠나보낸 참이었습니다.

수도 공도 찌들게 하는 삶의 눅눅함이죠.


둘은 같이 일을 하며 어느 정도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고, 상대가 축 쳐져 있을 때는 성교로 위로하기도 합니다.

서로의 성애적 호감에 대한 단언이나 고백, 맹세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아요.

둘은 찌들어버린 어른이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서로를 알맞은 온도로 위로해 줄 수 있지요.

이대로 끝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1권이네요.

이 미지근한 목욕물 같은 관계가 어찌 흘러갈지 약간 기대가 됩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공의 아버지의 번역에 대한 깐깐한 조언들도 좋았는데, 

삶은 아마도 이런 것들로 채워져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외로운 작업들. 

하지만 필요하고, 성의를 보여야 마땅하며, 아주 가끔 소중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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