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너와 세계의 끝을 찾아서
코루세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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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식으로 4챕터의 각 이야기가 결국 하나로 이어져 맺어집니다.

기상 제어 위성의 오작동으로 인류가 멸망한 후의 지구가 배경입니다.

'희망의 재정의'에서는 스페란차와 엄마 로봇, 그리고 라리베르타가 나옵니다. 스페란차는 멸망한 도시를 구할 목적으로 배양되었으나 태어난 후에는 이미 인류가 멸망한 후였습니다. 라리베르타는 아마도 가족을 돌보는 안드로이드였습니다.

스페란차는 성장하면서 자기 삶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라리베르타를 만나 다시 삶에 목적이 생깁니다. 앞길은 불확실하지만 둘은 같이 길을 떠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누덕누덕한 희망을 품고'에서는 인류 멸망 전 기상 제어 위성을 발명했던 타이렐 박사와 그 연구를 돕는 마도카가 나옵니다. 사람이 살 땅이 점점 없어지는 지구에서 인류는 달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 전에 기상제어 위성을 가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상부의 압박에 타이렐은 무리하게 개발을 가속화합니다. 타이렐과 마도카는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기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클론도 만들고 기억칩도 남기지만 그래도 서로가 없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등불이 된 기계들'에서는 클론으로 자라난 미미와 안드로이드 유유가 길을 떠납니다. 미미는 클론인 엄마에게 하늘의 기상제어위성이 재가동 될지 모르니 그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떠나라는 당부를 받았습니다. 미미와 유유는 인공태양이 환히 비추는 옛 지하도시에서 홀로 남은 안드로이드 리즈를 만납니다. 도시를 돌보는 안드로이드들은 인간이 멸망한 후에도 도시를 지켰으나 인공태양을 유지할 에너지가 소진되어 가자 스스로를 원료로 이용해서 태양빛을 유지합니다. 리즈는 자신의 여동생이 태양이 되어 비추는 도시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미미와 유유가 떠나도 리즈는 그 도시에 남고, 자신은 다음에 태양이 되어 돌아온 둘을 비추고자 합니다.

'너와 세계의 끝을 찾아서'는 이야기의 종장으로, 스페란차와 라리베르타, 미미와 유유가 함께 만납니다. 스페란차는 타이렐 박사의 클론이고, 미미는 마도카의 클론이었습니다. 라리베르타는 미미에게 칩을 건네받아 타이렐과 마도카의 추억을 감상하고, 둘이서 함께 위성의 관리코드를 알아냅니다.

그러나 넷이서 마침내 찾아간 기상 제어 위성의 가동을 멈추는 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위성은 원래 안드로이드 인증 시스템 위성을 개조해서 만들었기에 가동을 멈출 시 안드로이드인 라리베르타와 유유 역시 작동을 정지하게 됩니다. 둘은 이 결정을 스페란차와 미미에게 부탁하고, 결국 다시 위성의 재가동 속에 얼음으로 뒤덮일 지구에서 스페란차와 라리베르타는 인간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달로 떠납니다. 미미와 유유는 지상에 남고요.

끝까지 불확실한 결말이었지만 서로에게 갖고 있는 따스한 애정만큼은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따뜻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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