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루비] 카스트 헤븐 8부 - 뉴 루비코믹스 2750 [루비] 카스트 헤븐 8
오가와 치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ruvill)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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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노는 이번에 사고친 것 외에도 그간 학급을 신경쓰지 않아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킹에서 좌천되고 폭행을 당합니다.

아즈사는 무력하게 그걸 볼 수밖에 없죠.

그나마 카리노는 정계의 귀한 가문 아들래미이기에 학교에 압력이 들어오지만 편모 가정의 아즈사는 카리노에게 문안을 갈 수 조차 없습니다.


늘 에노 뒷편에 있는 카구라는 에노에게 정론을 건네지만 에노는 차갑게 무시합니다. 사실 에노는 어릴 적 강간을 당한 후 카구라에게 의지하려 했으나 자신은 에노를 위로해줄 만한 그릇이 아니라고 겁먹은 카구라가 에노를 거부한 후 더 삐뚤어졌습니다. 지금도 카구라는 관전하고 에노는 눈돌아가 있는 상태 그대로네요.


번외편으로 카스트 속에서도 좋아하는 걸 찾는 여캐들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네요.

쿄코는 옛날에 손톱과 머리와 옷차림을 공들여 가꾸고 멋진 남자친구도 있는데다 하이 클래스였습니다. 동성의 동급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갖추었지만 쿄코는 무료합니다. 아즈사가 그런 쿄코에게 '따분한 척 하는 네가 제일 따분하다' 고 퍼붓습니다. 분한 쿄코는 열정을 쏟을 거리를 찾다가 드럼에 관심이 생깁니다. 지나가던 카리노가 그런 쿄코에게 '넌 긴 손톱과 짧은 치마를 못 버리니 저건 못할 거다'고 쏘고는 지나갑니다. (이 커플 왜 이럼?????) 빡친 쿄코는 카나코에게 제대로 드럼을 배웁니다. 카리노를 짝사랑하나 냉대받는 유미는 그런 쿄코를 질투합니다. 그러나 쿄코는 실연으로 기죽어 있는 유미에게 '패션도 사랑도 전력을 다하는 유미가 멋지다'고 전해준 다음 축제에서 드럼으로 열정을 보여주러 뛰어갑니다. 이 에피소드 짧지만 엄청 느낌이 좋네요.


다시 본편으로 돌아와서.. 카리노가 킹에서 좌천되었기에 학급은 카스트 게임을 새로 시작하기로 합니다.

아즈사는 타츠미에게 애걸해 카리노를 찾아갑니다. 새로 시작하는 카스트 게임에서 킹을 획득할 것을 선포하지만 카리노는 자신은 기권하고 있는 그대로 아즈사를 바라보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앞서 썼듯이 카리노는 정재계 가문의 귀한 아들이고 아즈사는 편모 가정의 아들이기 떄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야말로 둘은 서로를 마주보고 이어질 수 없습니다.

실제 사회야말로 카스트 비슷한 사회적 계급들이 꽉꽉 들어찬 현실이며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카스트 게임은 오히려 아즈사가 자신을 위장해 카리노와 이어질 수 있는 기회였던 것입니다. 카스트조차 벗어버리면 아즈사는 성매매로 밥벌이해오는 엄마의 밑에서 가진 거라고는 깡다구 밖에 없는 최하층입니다. 그럼에도 자기 인생을 긍정할 만한 것을 찾아왔습니다. 괴로워하는 아즈사에게 엄마가 말합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많은 걸 바라게 되었지만, 사실은 아즈사의 웃는 얼굴만으로 충분하니 힘들면 학원(학교)을 그만 다녀도 된다고요. 아즈사는 웃으면서 다시 새로운 카스트 게임이 열리는 학교로 등교합니다.

트럼프 카드를 뿌려 서열을 개편하는 가운데 아츠무는 아무 카드도 고르지 않고 카스트를 거부하기로 합니다. 쿠제는 이에 동참합니다.


다들 꼭대기 서열의 킹 카드를 찾아 헤매는 와중에 에노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 에노에게 타이쇼가 다가와 칼로 찌릅니다. 타이쇼는 에노가 폭행했던 하루토의 형이었습니다. 아즈사가 타이쇼를 말리자 에노는 비명을 지르다 말고 타이쇼를 도발합니다. 더 깊이 찌르라고요.

카구라가 드디어 용기를 내서 그런 에노를 말리고 데려갑니다. 분이 풀리지 않은 타이쇼는 동생을 구해줬던 아즈사에게 의지하지만 아즈사는 떠납니다. 그런 타이쇼에게 동생 하루토가 소식을 듣고 뛰어와 복수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며 형의 안위를 걱정합니다.


게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열심히 뛰어다니는 아즈사는 드디어 킹 카드를 잡아냅니다. 그리고 그것을 불태웁니다. 그리고 한낮의 옥상에서 카리노와 키스를 하고 정사를 치릅니다. 사회적 위치로 꽉꽉 들어찬 이 사회에서 그런 것과 상관없이 아즈사가 오롯이 획득한 인생의 긍정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들 어른이 되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무사히 직업을 갖고 살아가네요. 아즈사와 카리노처럼 사는 세계가 완전히 달라도 가끔 만나서 연애도 하고요.


이 시리즈를 보며 피라미드 계급제 설정에 뻑뻑한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현대사회조차 암암리에 계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개인에게 죄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바꾸어야 할 것은 환경이다'/'카스트라는 계급을 통해 고통과 깨달음을 동시에 얻었다' 는 말들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니 용서를 하라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사회에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개인이며 그 개인에게 역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을 미워하거나 벌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싫습니다.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되겠지만, 개인이 자신을 마주하지 않고 도망치는 것이 싫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같지 않습니다.

제가 타이쇼였다면, 그러니까 제 동생이 교우들에게 폭행당했으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면 저는 아즈사가 뭐라 설득하건 에노에 대한 적의를 꺾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실에는 계급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사실은 다들 소수의 상류층이 되고 싶어 계급제도를 욕망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계급의 긍정적 의미까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일 수 있고, 사회에 영향을 받아 죄를 저지르며, 어떤 죄는 사회적 위치에 따라 암묵적으로 인정되기도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잊지 않을 수는 있게 해주었네요.


작품이 잘 마무리 되었고 그림 예쁘고 씬도 볼만했고 전하는 주제의식도 반쯤은 알아들은 것 같아요. 모든 커플이 행복해서 다행이고요.

여태까지 시리즈 대장정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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