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생원과 그의 아들 동이가 자신들이 부자지간이라는 사실을 모른채 서로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알아가는 사실들을 너무나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허생원과 동이는 장돌뱅이 인데 장터에서 서로 만났다가 동이가 젊은 나이에 술집에서 싸움하는 것을 보고 허생원은 못 마땅하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함께 길을 떠나면서 서로의 과거에 대해서 털어놓게 되고 동이의 과거가 허생원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허생원이 강물에 빠졌을 때 동이가 구해주고 다시 길을 떠나는데 동이의 채찍이 왼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허생원도 물론 왼손잡이고 말이다.....허생원은 아마 동이의 어머니와 보냈던 하룻밤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아름다웠던 밤을 말이다. 하지만 그 밤이 끝이었으니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어떻게 됐을 까 하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아들을 만나다니....정말 운명이라고 하는 끄나풀은 질기고도 질기고, 피라고 하는 연도 정말 그 어느 것보다 진하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