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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삼룡이 - 엘리트 문고 9
나도향 지음 / 신원문화사 / 1983년 5월
평점 :
절판
벙어리 삼룡이는 새로 시집 온 도련님의 색씨, 즉 아씨를 사모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이지만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버릇없이 자라난 도련님은 아씨를 마구마구 학대한다. 그 가녀린 여인을 때릴 곳이 어디있다고...아씨를 사랑하는 삼룡이는 말은 못하지만 날마다 심해지는 도련님의 횡포에 울분을 삵힌다. 그러던 중 아씨가 삼룡이에게 손주머니 하나를 만들어 주는데 도령은 아씨가 삼룡이와 불륜의 관계인 것으로 오해하고 삼룡이를 죽도록 팬 후 쫓아 낸다.
어리석은 도령....자신으로 인해서 아씨와 삼룡이가 얼마나 몸과 마음 고생을 하는 지도 모르고 섣불리 오해하여 애꿎은 사람을 쫓아내다니....그의 어리석음은 곧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재촉하게 된다. 삼룡이가 어느 날 밤 아씨의 집에 불을 놓고 아씨를 안고 지붕위로 올라가 타 죽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아씨를 사랑했으면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질 렀을까...벙어리로 태어났다는 것때문에 자신의 사랑을 한번도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죄없이 구타당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지켜 봐야 했던 삼룡이....
그리고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죄없이 학대 당하면서 아무 소리도 못했던 아씨.... 어쩌면 아시도 삼룡이를 사랑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결국 그 시대에 약자라는 이유로 사랑을 표현도 하지 못한채 억울하게 죽어간 것이다. 그 둘은....벙어리인 머슴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 시대의 사회상과 그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었다. 감동적인 한편 씁쓸함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