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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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를 통해 깊어지는 연결

에드 트로닉, 클로디아 M. 골드,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관계'를 다루다 보니 책의 많은 부분은 아기-부모(양육자)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외에 친구, 연인, 나 자신과의 관계 등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첫 기억이

양육자와의 유대, 연결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책에서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무표정 실험'인데

무표정 실험은 부모와 아기의 전형적 상호작용을 촬영해서 분석한 실험이다.

연구진이 예상한 것은 건강한 양육자-아기 쌍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상호작용의 불일치를 보이는 시간이 거의 70%에 이르렀고,

필연적으로 삐걱거리는 상호작용을 겪는다는 것.

하지만 불일치에서 시간이 흐르면 점차 그 연결들을 '복구'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혼란의 과정을 거쳐 서로를 신뢰하는 법을 배워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무표정 실험과 연구의 교훈은

불일치에서 복구로 나아가는 이 과정이 불가피한 과정일 뿐 아니라

관계가 무너지지 않고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

결국 '불일치', 그러나 '복구', 그리고 '의미 만들기'가 중요하다는 것.



사람들은 늘 삶 속에서 사회적 관계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느끼곤 한다.

친구, 가족, 연인 혹은 나 자신과도..

관계가 벽에 부딪히고 불화를 겪을 때 우리는 흔히 이 관계가 아닌가?

내가 찾던 바로 그 사람이 아닌가? 내가 잘못한 건가? 등등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지만

사실 불화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중요한 것은 회복 탄력성.

불화를 자연스럽게 천천히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참 자아를 발견하고, 새로운 의미를 타인과 공동으로 창조하며 다시 연결되는 것..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책은 미국이나 서구 위주의 심리학 실험 예시를 주로 들고 있지만

6장 <게임으로 소속감을 배우다>에 등장하는 구시 족의 사례.

구시의 인사 게임은 미국식 엄마-아기 상호작용처럼 눈을 맞추고 미소짓는 것보다는

좀더 차분하고 아기가 웃을 때도 함께 웃어주지 않는 편인데, 이처럼 다른 문화 방식에서도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기 문화에 적절한 인사법을 터득하고 수많은 상호작용을 반복하면서 고유의 문화에 소속되는 법을 배운다는 것. 차이는 있지만 두 방식 모두 '불일치'와 '복구'의 반복적 선택을 거쳐 양육자와 아기 쌍이 함께 구성해 나가는 관계가 된다는 것.

심리학 교양서다 보니 책에 여러 사람들의 사례가 실려 있는데

특히 인생의 절망, 고통, 불안들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억지로 거부하거나 극복하려고 하지 않고 천천히 그 '불일치'를 인정하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시간을 거쳐 회복해 나가는 과정들이 인상 깊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인생에서 트라우마 같은 기억들이 있는 사람들,

그 고민과 고통들을 어떻게 마주하거나 흘려보내야 할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람들은 절망의 의미들을 삶의 다른 관계들로 가져가기도 한다. 이때 두려움은 그들이 성장과 변화를 가능케 하는 관계들 속으로 마음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방해한다. 의미들이 왜곡되었을 때 문제 행동과 감정을 규정하고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 행동과 감정이 발달과 관계에서 비롯했음을 인정해야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치유 모델로 나아갈 수 있다. -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中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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