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외로운 선택 - 청년 자살,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김현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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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살,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우리는 안녕한가, <가장 외로운 선택>



 코로나 시대... 이제는 연도가 아닌 코로나 3년차 라고 써야 할 만큼

우리 일상을 잠식한 코로나바이러스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는 만큼 코로나는 우리의 정신건강에도 파고들어 우울을 느끼게 했는데, 비단 이런 우울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북미, 유럽, 아시아 청년 정신건강의 상태는 계속 악화되고 코로나 시기에 접어들어 더욱 악화되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청년 자살률 역시 심각하고, 특히 정체성 유예, 1인 가구의 외로움, 취업이나 진로 준비의 힘듬, 경쟁적 사회분위기 등과 맞물려 청년 죽음 중 둘의 하나는 자살이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만하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하듯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다.

원인이 무엇인지도 어렴풋이 알 것 같은데 자꾸 심각해져 가는 청년 자살 문제.

누군가 속시원히 이 사회 현상을 좀 분석하고 진단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때쯤

북하우스에서 나온 <가장 외로운 선택>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내가 청년 당사자이고 코로나 19와 경쟁적 분위기로 만성 우울감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공감하고 또 위로도 받으며 읽을 수 있었다.


또 내가 여성 청년으로서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 청년 자살에 관한 문제도 2장에서 아예 한 장을 할애해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이현정 님의 글로,

한겨레 젠더미디어 슬랩에서 '조용한 학살'이라고 표현하듯이, 코로나 19이후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증가한 현상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일찍부터 극심한 실패의 불안, 경쟁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살아오면서 청년 실업, 취업 위기를 경험하고, 여성들은 거기에 덧붙여 젠더 폭력이나 여성혐오의 문제를 추가로 겪으면서 심리적 고통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더 크게 겪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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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만성적 우울, 자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살 충동을 강하게 느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조차 책에 나오는 만성적 우울이나 자책에 관한 젊은 여성들의 경험에 공감하면서 어쩌면 내가 나의 우울을 등한시하고 달려나가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코로나 19가 젊은 여성들이 갖고 있던 만성적 우울감을 강화시키는 트리거로 작동했다는 것.

책은 문제 진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저자들의 전공 분야에서 나름의 해결책까지 제시하는데, 특히 여성 청년을 위한 취업 및 대출 지원, 젠더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근본적 해결책으로 다루어져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아마 우울감을 느끼는 여성 청년들이라면 책을 읽고 마음이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책의 주요한 주제는 청년 자살이지만, 그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청년층의 생활 실태나, 현 사회에 대한 진단, 청년의 노동, 정책, 자살 실태 등 다양한 사회학적 주제가 등장하니, 최근 사회 이슈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자꾸만 청년이 자살하는 곳에선 어떤 세대도 온전히 행복할 수 없습니다. 가족 구성원으로, 친구로, 동료 시민으로, 또 같은 인간으로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다름아닌 바로 당신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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