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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전 세계 학습혁명 현장을 찾아 나선 글로벌 탐사기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10월
평점 :
영어 교사였던 방대한 내용의 책의 저자는 세계 곳곳의 교육현장을 방문하고 전문가들과 인터뷰하며 교육에 대해 탐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책을 읽는 동안 어릴 적 읽던 공상 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로 저자가 만난 아이들이 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만 다섯 살 아이가 벌써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만들고 발표한다는 실례를 보니 세계가 정말로 빨리 변하고 있다는 사실과,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이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21세기 아이들의 교육에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적은 아이가 가진 잠재력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일 뿐이다. 나아가 아이들은 모두 다르며,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강점과 능력이 새겨진 신경회로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p.130)
"수학능력시험이 객관식 시험이라는 사실은 원칙에서 벗어난 해석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p.306)
가장 관심이 있었던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저자는 어떤 시선으로 볼지 궁금했다. 자원이 부족하고 문맹률이 높았던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수능의 객관식 시험과 과도한 주입식 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상해내는 학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해진 답을 무작정 인풋하고, 모두가 제각기 다른 아이들의 아웃풋은 한국 교육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다행히도 최근 한국은 창의성과 사회적, 감성적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교육 시스템을 개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니 변화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동아시아와 다른 나라의 교육 방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변하는 시대에 맞춰 뒤처지지 않도록 교육해야 함은 모든 나라가 지닌 숙명일 것이다.
머지않아 많은 직종들이 사라지고 로봇들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인간과 로봇이 결합하고 그 위에 좋은 처리 과정이 더해지면 가장 뛰어난 기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을 적당히 잘 이용하고 개발해서 미래의 후계자들을 위한, 더 나은 교육의 현장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사회적 규범을 배우기 위한 장소로 기능하는 학교는 사라질 수 없겠지만, 친구와의 경쟁이나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 등 낡고 오래된 20세기 교육 방식을 타파하고, 창의력과 고차원적인 사고를 키우고 품성을 교육하여 아이들이 변화하는 세계의 속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 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미래를 주도할 핵심 신념(새롭게 생각하기, 더 잘하기, 더 깊이 관심가지기)과 교육 마인드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고, 저자가 세계 곳곳을 탐사하며 느꼈던 학습혁명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비록 더디더라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을 교육학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