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사냥 -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샘터어린이문고 67
김송순 지음, 한용욱 그림 / 샘터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제강점기, 일본의 계략에 의해 만주로 간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정암촌이라는 곳이 있었어요. 그곳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어 자신들만의 땅을 만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마을을 수호하는 영물인 백호의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책이 있습니다.


늠름한 백호의 모습이 멋지게 그려진 표지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아무리 힘든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정암촌의 사람들의 강인함과 오버랩 되며 백호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어요.


정암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일제의 수탈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조선에서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만의 문화를 그 땅에 심는 사람들. 농사일을 하며 노동요를 부르고 힘들어도 아리랑을 부르며 서로를 위합니다. 어떤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삶에 경외심마저 들 정도였어요.


이보시오 일꾼네들


어화럴럴 상사디어


이내말쌈 들어보게


어화럴럴 상사디어


천하지대본 농사로다


어화럴럴 상사디어


이논맴이 논을매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풍년들게 논을매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여기파고 저기파고


어화럴럴 상사디어


부지런히 논을매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점심참이 오기전에


어화럴럴 상사디어


얼른매고 쉬여보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쉬지말고 논을매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어화럴럴 상사디어


땀이나게 일을하세


어화럴럴 상사디어


금년농사 풍년들게


어화럴럴 상사디어


백호 사냥 p161



중국(간도)의 낯선 이민족 사회, 생존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고향에서 함께 건너온 사람들은 단합이 아주 중요했지요. 고향에 대한 향수병을 달래는 데 노래는 큰 역할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정암촌에는 그들이 고향에서부터 부르던 노래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지요.


정암촌에 살고 있는 성호, 범국, 미선이는 어느 날 산속에서 일본 순사의 총에 맞은 독립군을 구해주면서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깁니다.


마을의 영물인 백호를 잡아주길 원하는 일본 순사에게 정암촌 일원이었던 포수 아저씨는 백호를 잡아줍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큰 그림이었어요. 독립군이었던 찬규를 무사히 빠져나가게 하려던 장치였거든요. 백호를 사냥하는 정신없는 틈을 타 찬규는 무사히 정암촌을 짜져나갑니다.


마을을 수호해 주는 영물이었던 백호를 잡아버려 너무 맘이 아팠지만 우연히 백호의 새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더라고요. : ) 산이 키워주면 된다는 포수 아저씨의 말처럼 호랑이들이 크면 다시 마을을 지켜줄 수 있겠지요.


 " 어쨌든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고 현태 형이랑 찬규 형도 고향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그날은 꼭 오고야 말 것이다. 우리는 그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백호 사냥 p 182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소망 하나로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고향의 풍습과 문화를 지켜나간 어른들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청년들. 그리고 역사에 발맞춰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펴쳐지는 백호 사냥.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이 보기에 너무나도 좋은 내용이었고 가슴 깊은 울림과 함께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강강추추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