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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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중심이 타인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신경을 쏟고, 행여 누군가를 기분상하게 하진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시간들.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면 어김없이 녹초가 되곤 했다. 끊임없이 관계 속 결핍에 시달렸고 불안했고 예민했다. 돌아보니 그때의 내 자기 회복 능력은 0 내지는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 나를 보살피고 돌아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여러 가지 삶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가장 중요한 건 내 자신이고, 내 스스로 바로 서지 않으면 어떤 관계에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 나는 나에게 가장 많이 집중하게 되었다. 《자기 회복력》이 궁금했던 이유도 그때문이었다. Connect me, 나와 접촉한다. 그냥 내가 아닌 '건강한 나'와 접촉하게 해주는 힘이 무엇인지 꼭 알아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완벽한 성과와 자기최적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다가 20대 중반에 갑작스러운 공황발작을 겪게 된다. 익숙하게 해내던 모든 것들이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이때 다양한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심리상담과 회복과정을 거치며 자기 회복력의 중요성을 여실히 깨닫고, 마음챙김 트레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누구나 위기 상황에서 타인에게 특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나'로 전환하곤 하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케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일명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자기 회복력 6단계 시스템인데, 이 책에서는 이를 [그라운딩 - 디톡싱 - 러빙 - 본딩 - 바운딩 - 그로잉]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챕터별로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책을 읽는 동안 독서가 아닌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느낌이 들었고, 중간 중간 수록된 질답 코너는 나를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책을 통해 나를 아는 것이야말로 내면의 안정감을 이루는 것이며,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자기 회복력을 기를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건강한 나를 위해 나만의 자기 회복력을 더욱 탄탄하고 견고하게 쌓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강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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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루틴 - 원하는 인생은 늘 안전지대 밖에 있다
천인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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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최초의 자기계발서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였다. 막노동을 하던 일진 출신에서 서울대 법대 수석 합격을 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책(저자 장승수 씨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 그때 당시 서울대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대단한 것이었는데, 거기에 무려 '수석 입학'이라니! 이건 인간승리다. 대단한 사람이 있네. 감탄하며 놀라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난 그만큼의 간절함이 없어서 그랬던 건지 아님 다른 게 더 하고 싶어서 그랬는지 그 책을 계기로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를 바꿀 만큼 결정적인 충격은 아니었던 게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장승수 변호사 이후 스펙으로 날 놀라게 한 사람은 뜬금없이 예능에서 발견한(?) 천인우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청년의 스펙은 '한 사람 것이 맞나?' 싶은 것이어서 나를 두 번 놀라게 했다. 명문 UC 버클리대학교 4년 장학생에 4점 만점에 3.79라는 놀라운 학점으로 졸업. 졸업 후 합격률 3% 경쟁률을 뚫고 페이스북 본사 입사. 2년만에 고속 승진. 이후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에 입사해 실리콘밸리에서 익힌 기술과 노하우를 나눴고, 하버드와 스탠퍼드에 동시 합격해 지금은 스탠퍼드에서 MBA 과정을 밟는 중...그야말로 상위 1% 고스펙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표지의 '원하는 인생은 늘 안전지대 밖에 있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그 문장이 다시금 내 심장을 떨리게 했다. 사실 나는 '평생 직업'이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대학 졸업 후 나는 직업을 무려 여섯 번이나 바꿨다. 사람들은 안정될만 하면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나를 보고 수군거렸지만, 나는 단 한번도 불행한 적이 없었다. 늘 내가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했으니까.

내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삶. 저자의 삶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몰입해서 단번에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공부 혹은 업무를 할 때 가장 효율적이었던 세 가지 습관이었는데 시스템화, 레버리지, 장치 마련 등이 그것이었다. 무작정 남들이 하는 대로 목표를 정하는 게 아니라 '내 인생 목표와 일맥상통하는 습관'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또, 작은 성공 경험이 선순환을 일으키는 '스몰빅 사이클', 완벽주의를 깰 수 있는 주문 'Fail fast' 등의 내용은 나를 무척 고무시켰다. 읽는 내내 나 역시 컴포트존을 벗어나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브레이킹 루틴》을 읽으며 여지껏 내가 살아온 삶이 틀리지 않았음을, 계속해서 도전했던 지난 날들이 얼마나 바람직한 것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 것 같아 정말 기뻤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될 때는 늘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쪽을 택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색다른 발견을 하는 삶은 매력적이다. 나 역시 나이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안전지대 밖에서 원하는 것을 기필코 쟁취하는 삶을 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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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 힙합 - 집밖의 세계를 일구는 둘째의 탄생
이진송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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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태어나서 차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외동딸인 나는 부모에게서는 온전한 사랑을 받았지만, 조부모에게는 달랐다. 그것도 외가 다르고, 친가 달랐다(요즘은 외할머니 친할머니 대신 대구할머니 부산할머니 한다지 아마).

딸 둘, 아들 둘을 키운 외할머니는 손녀든 손자든 똑같이 대우해줬다. 간식을 줄 때도 똑같은 접시에 똑같은 양을 배분해주니 불만이 생길 턱이 있나. 혼날 때도 잘못한 만큼 똑같이 혼나니 우리 모두는 '외할머니 =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이건 엄마, 이모, 삼촌들이 자랄 때도 똑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만 셋을 키운 친할머니는 달랐다. 아들 셋 중에서도 장남은 아픈 손가락, 차남인 아빠는 내세울만한 잘난 손가락, 막내는 그저 예쁜 손가락이었다. 동갑내기지만 몇 달 빨리 태어난 장남의 아들을 차남의 딸인 내게 '오빠'라고 부르게 했고, 오빠에게 알게 모르게 더 좋은 것을 주고 더 많은 것을 줬다. 속된말로 '성질이 지랄'인 내가 그런 차별대우를 참을 리가 있나. 울고 불고 드러누워 발광(?)을 하며 "아 진짜 차별하지 말라고오오오!!!!!!"를 외친 끝에, 친할머니는 간식이 담긴 접시를 내게 내밀며 "그래그래, 니가먼저 골라라..."라고 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서 더 좋은 걸 골랐기 때문에 할머니는 그 이후에도 특정 접시에 더 좋은 걸 담을 수가 없었다. 내 눈치가 보였으니까. 그래도 후련하진 않았다. 우는 놈 떡하나 더 주는 심정일 뿐이었지 마음까지 바뀐 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

뭐 이건 전적으로 내가 '성질이 지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겐 말하기도 아니꼽고 치사해 억눌러 참았던 일들이었을 것이다. 다 쏟아내는 나조차도 그 치사한 차별이 가슴속에 사금파리처럼 박혀있음을 느낄 때가 많은데, 《차녀 힙합》을 보니 이 세상에 둘째들 혹은 둘째가 아니지만 차순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존재들이 얼마나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많을까 싶었다. 화내면서 또 깊이 공감하면서 글을 읽었다.

《82년생 김지영》이 여성을 향한 부당함에 대해 다룬다면, 《차녀 힙합》은 '차녀'라는 대상을 통해 차별과 부조리함을 더욱 구체화한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부당함을 낱낱이 까발린다. 그러면서 가족구성원들의 그러한 행동이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것임을 일러준다. 남녀차별, 첫째와 둘째 차별- 이런 건 그냥 남아선호사상 내지는 장자우선주의 이런 데서 기반했다고 생각했지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됐다는 건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가족으로부터 무려 '학습'된 차별이라니....아는 게 많을수록 불편해진다는 말,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느꼈다. "아, 이제 더 불편해지게 생겼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가 겪었던 많은 불편감을 다음 세대엔 물려주지 않고, 그들은 가능한 한 아예 몰랐으면 한다. 모두가 오롯이 자신의 몫을 누려, 작가의 "내 물건은 언제나 헌 거, 그래서 내 마음은 아직도 헝거Hunger"에 공감하는 사람이 없어지길(?) 바라본다. 장녀든 차녀든 삼녀든 사녀든 모두 사랑받아 마땅한, 오롯한 존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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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다정한 법 - 동물을 변호합니다
동변(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지음 / 날(도서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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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비추어봤을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일까, 아님 후진국일까. 전반적인 반려동물 서비스 퀄리티는 향상되었으나, 전체적인 동물에 대한 대우는 여전히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이 있는 동물을 향한 시선은 그나마 따뜻하지만,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가울 때가 많은 게 현실이다.

동물을 향한 학대와 혐오는 왜 끝나지 않을까.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르지 않는다. 고통받으며 사그라드는 생명에 비하면 처벌 수위가 턱없이 낮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기껏해야 벌금 몇 푼, 기소유예, 집행유예 수준으로 끝이 나버리니까. 법 안에서 동물은 그저 사람의 소유물로, 일명 재산으로 치부될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

최근 전국을 들썩거리게 했던 포항 고양이 토막 살인 사건과 동탄 고양이 학대사건. 특히 동탄 고양이 학대범은 '동물판 N번방'이라 불릴 정도로 잔인한 정도가 심해 학대사진을 보고 며칠을 꼬박 잠을 이루지 못하고 속상해했는데, 그 치가 사는 곳이 나와 남편이 매일 지나다니는 산책코스 옆 아파트 단지라는 걸 알게 되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 미친 짓을 저질러놓고 공무원 지망생이라니(심한 욕🤬)...세상에 말같지도 않은 일이 이렇게나 많이 일어난다. 특히나 동물에게는 더더욱.

동물의 살아갈 권리는 왜 이다지도 형편없이 짓밟혀야만 하는 것인가? 그래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동물들의 권리를 지켜주고 싶은 변호사들의 모임 '동변'이 알려주는, 동물 관련 사건을 통해 현행법의 문제를 짚어보고 개선방향까지 제안해주는 고마운 신간. 《동물에게 다정한 법》이 반가웠던 이유는 동물에게 다정한 법률, 동물에게 다정한 방법. 두 가지를 모두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강아지와 함께 사니 강아지 학대나 고양이 학대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까지 깨닫게 되었다. 말은 시각과 청각에 모두 예민해 거리의 자동차 소음과 라이트 불빛, 꽃마차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모두 스트레스라는 점, 또, 화천군 산천어 축제를 위해 화천이 아닌 영동에서 산천어 200여 톤이 쫄쫄 굶은(그래야 미끼를 잘 문다는 이유로) 채 동원된다는 점. 동물을 구경하는 동물원이 아닌, 동물의 안식처인 생추어리Sanctuary의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

외국의 다양한 선례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망이 너무 느슨하단 사실에 탄식을 금치 못했다. 아는게 많아질수록 불편해진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앞으로 나는 '동물권'에 대해 매우 불편해질 예정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악하게 하면 나에게 다 돌아온다'라는 말을 믿는다. 어릴 때엔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들수록 그 말이 무섭게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개인의 쾌락을 위해 생명을 경시한 사람들은 언젠가 응당한 대가를 치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전에 법규가 더욱 강력해져서 제목처럼 '동물에게 다정한 법'이 되어주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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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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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은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에서 일어나는 10가지 사건에 대한 10편의 연작 단편집이다. 고졸사원으로 입사해 부지점장까지 오른 후루카와 가즈오의 이야기로 첫 챕터가 시작된다.

의미 따윈 잊은 채 온 힘을 다해 목표달성만을 위해 뛰는 게 후루카와의 '라떼(나때)'의 암묵적 룰이었는데, 까마득한 후배 고야마 도오루가 반기를 들며 신경을 거스른다. 승진으로 가는 지름길이나 마찬가지인 연수날 '하필이면' 과로로 몸져 누워 불참하게 되면서 승진에서 2년째 물 먹는 중인 도모노 히로시도 '또 하필이면' 후루카와네 지점으로 발령이 나, 여러모로 후루카와의 신경을 거스른다.

이들 외에도 나가하라 지점에는 많은 직원들이 있다.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와 두 동생을 부양하느라 자린고비로 살아가다 100만 엔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영업과 기타가와 아이리, 승승장구하며 계속 실적을 올리고 있는 업무과 다키노 마코토, 신규 고객 유치에 계속해서 실패하면서 결국 정신줄을 놓아버린 업무과 엔도 다쿠지, 실없는 농담을 일삼고 후배들에게만큼은 따뜻하지만 사실은 가슴 아픈 사연으로 한직을 떠돌아온 니시키 마사히로, 야구선구 출신으로 '을 채용'돼 일하는 다케모토 나오키, 외국계 금융기관 입사가 거의 내정되자 '이젠 할 말은 하자' 싶어진 융자과 다바타 요지, 남편을 잃고 딸과 둘이 살아가는 가와노 하루코까지. 도쿄제일은행과 관련된 인물들이 한 챕터씩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0개의 챕터는 각각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전체를 관통하는 큰 사건(100만 엔이 사라진 사건)이 생기며 지점 전체는 혼란에 휩싸이고, 여기에 은행 본점 감사부에서 나온 구로다 미치히로까지 엮이며 사건은 해결은커녕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챕터마다 주인공도, 주요 인물도 다르지만 모두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란 점이 흥미롭다. 이어지지 않을 듯 이어지는 오묘한 연결고리를 발견한 느낌! 책을 날것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읽었는데, 알고 보니 ‘샤일록’은 셰익스피어 희곡에 나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의 이름이었다. 모르고 볼 땐 '무슨 말이야?' 싶었는데, 사실은 은행 직원을 현대판 고리대금업자로 빗댄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제목이었다.

융자과 다바타는 '희한하게도 출세나 승진 같은 것과 관련이 없는 사람일수록 매력적이고 따뜻했다'고 말한다. 매력적이고 따뜻한 사람이 반드시 좋고 옳은 사람일까? 올곧아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옳은 일만 할까?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던 흥미로운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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