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 속의 유령 암실문고
데리언 니 그리파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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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 시리즈는
우리가 아는 상식이나 정의의 바깥에
우리가 아는 단어의 뜻 비깥에 있는 마음들을 주로 탐구한다
그 중 이번에 출간 된 목구멍 속의 유령은
2020년 아일랜드에서 시인으로 명성을 쌓아 가던
데리언 니 그리파가 처음으로 발표한 산문이며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이 글은 시인이자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작가 자신에 관한
에세이이자 200여 년 전에 단 한 편의 시를 남기고 사라진
여성 시인 아일린 더브에 관한 전기이다 그리고
이 두 줄기는 서로 얽히면서 기묘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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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여성의 텍스트 다른 누군가의 옷을 개는 동안에 쓰였다
내 심장이 이것을 단단히 품으면 이것은 내 두 손이 자질구레한
일들을 수없이 수행하는 동안 부드럽게 천천히 자라난다
이것은 여성의 텍스트 죄책감과 욕망에서 태어나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에 꿰매진 텍스트다
이것은 여성의 텍스트 존재하는 것조차 작은 기적인 텍스트다 이것이 활자라는 평범한 경이를 만나
또 다른 의식까지 들어 올려진 지금 이 순간처럼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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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속에서 사라져야만 했던 여자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무너뜨려 버린 책으로
어떻게 읽어야 할지는 읽는자의 몫이다
어떤 에세이는 자신의 진실을 드러내는 순간 에세이라는
장르의 벽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는 숙명에 처하게 된다
암실문고시리즈 책을 몇권 구입해 읽었었는데
문학적으로 기대되는 시리즈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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