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회 작가가 위암 4기선고를 받은 날부터의 기록을그림과 글로 엮어 낸 그림 일기이다 두 돌을 지낸 아기의 엄마무뚝뚝한 남편의 아내 여러 그림책을 짓고 그린그림책 작가라는 수식어 외에 위암 4기 환자라는 꼬리표는참 달갑지 않은 인생의 서프라이즈였을 테다-드라마 같은 신파는 없었다슬퍼하거나 정신을 추스를 새도 없이마치 미지의 삶으로부터 환영 인사라도 받듯현란한 조명이 내리 꽂히는 수술대 위에 올랐고위를 거의 다 떼어 내는 수술을 받으며 그녀는 다시 태어났다자비 없는 확률과의 싸움에서 온갖 항암 치료와 약으로육신이 너덜너덜해진 순간에도 작가는 따뜻한 기억을 헤집고매일 아침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음에 기뻐하며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마저까맣게 잊을 정도의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며일궈 낸 항암의 기록이자 씩씩하게 내디딘 발자국이다-아프기 전과 아프고 난 후에달라진 것이 있다면 세상을 너그러이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얼마를 모아서 무얼 하겠다는 욕심도 내려놓게 되었다경기가 어렵다는 뉴스를 무시하게 되었다전투적으로 싸우던 남편과도 싸우지 않는다힘들었던 육아에 대해서도 이젠 반지가 더 사랑스럽고더불어 우리 가족 모두가 소중하게 느껴진다따뜻한 오후 창가에 비친 햇빛을 받으며 고소한 커피와 함께음악을 듣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처음 나왔을때 도서관에서 읽고 다시 읽는 책얼마 전 신간 소식과 함께 작가님의 작고 소식을 들었어요...윤지회 작가님의 명복을 빌면서 소중한 책 다시 한번 읽을게요강아지가 마중나왔을 그곳에서는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모두가 힘든 한해였지만..유독 힘들었을반지를 비롯한 작가님의 가족들도 따뜻한 연말 보내시기를...-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고통속에서도가족들과 독자들을 위해 유쾌하고 따뜻한 글들을 선물해주셨던 윤지회 작가님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