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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춤이다
김선우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여름을 뚫고 한 여자가 다가왔다. 불꽃의 여자, 최승희. 20세기 전반, 세계적인 무용수로서 세계만방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알리고 식민지조선의 동포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었다는 전설적인 인물. 그녀가 21세기에 다시 한 마리 나비로 환생했다.

‘나는 춤이다’는 김선우 시인이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갈아치우며, 소설가의 면모를 선보인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강원도 출생이라는 최승희를 그녀가 죽은 이듬해 강원도에서 태어난 김선우 시인이 21세기에 불러내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처음으로 김선우 시인을 알게 된 것도 강원도 출신의 한 선배 언니 덕이었는데, 강원도 여자들에게는 어떤 태고적 원시의 강렬함과 힘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김선우 시인의 첫 장편 소설 발문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님이 써주었다. 작가에게 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했던 이도 그라고 한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작가의 산문을 보고 소설을 쓰면 어떤 글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시인에게 소설 쓰기를 권유하셨다는 후문이다. 조세희의 소개처럼 작가는 “시로서 이미 장관을 이루었다”는데 크게 이의가 없을 듯하다. 문단에서도 주목받는 시인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시와 산문을 통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시인의 이미지는 무척이나 강렬하고 원초적인 여성성과 생명, 영성, 아름다움에의 추구 그런 단어들로 설명될 듯싶다.

시, 아름다움, 나비

‘나는 춤이다’를 읽어가면서 머릿속에 이 세 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책을 덮고 났을 때 한 편의 시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인이 쓴 소설이기에 가능하리라. 예술가의 삶은 항상 위태롭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이쪽과 저쪽을 본다. 그래서 항상 외줄타기 하는 광대처럼 인생은 불안정 하다. 최승희의 삶도 영광과 찬사 속에 이름 모를 불안이 엄습해 오곤 했는데, 작가는 그런 내적 묘사와 삶의 위태로움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표현했다. 소설속에서 시인의 언어가 읽혀졌다. 

“몸속에 팬 웅덩이로 별안간 바늘 같은 햇살 한 줌이 쏟아져 박히는 느낌이 들었다(p36)"

“강원도 산간에 큰 눈이 내리면 눈 내리는 소리가 화음으로 밤하늘에 가득 찼다. 눈 오는 밤이면 잠들 수 없어 대청에 나가 앉아 눈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 가득 춤이 가득했다. 하늘 가득 거문고 소리가 쏟아졌다. 음악이 이렇게 가득한데 어떻게 잠을 자. 눈 오는 밤 여자는 밤새 마루에 앉아 있길 고집했고 덕분에 감기를 달고 살았다(p65)."

또한 작가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에 예술로 세상과 소통했던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것 같다. 무릇 작가란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자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와의 관계를 ‘동업자’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는데, 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존재하는 독자들과 호흡한다는 측면에서 아름다움을 통한 적극적인 현실참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우리는, 일상의 일이 된 폭력에 대해 아름다움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p130)."

“그때 여자는 자신이 진심으로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조차 상실한 상태였다. 단지 소름 끼치는 정체감, 오래도록 고여 있어 심장이 썩어 들어가고 있는 듯한 정체감을 견디지 힘들었다. 몸을 움직여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이 멎어버리는 순간, 그것이 곧 몸의 타락임을 여자는 그때 알았다. 몸의 타락은 곧장 마음의 타락으로 이어진다. 현상은 본질을 반영한다고 하던가(p144)."

“확실한 건 예술을,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지는 아무 것도 구원할 수 없다는 거예요. 내 말 알겠어요? 정말로 아름다운 건, 자유라는 거거든요!(p192)"

소설을 읽기 전까지 최승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일천했다. 식민지 시대에 온 세계를 무대로 공연을 했으며 굉장히 뛰어난 무용수였다는 것. 최승희에 대해서는 친일부역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그의 공적에 대해서도 찬반이 분분하다고 하는데, 작가가 집중한 것은 인간 최승희였던 것 같다. 그 대단한 행적에 비해 그녀는 그다지 좋은 여건을 갖추고 춤인생을 출발하지 못했으나, 정말 세기를 뛰어넘는 혹은 너무 일찍 찾아온 천재적인 예술가였던 것은 분명하다. 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한 경지를 이루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걸음걸이에조차 자의식이 드러나는 인생을 평범한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p115)."

“나는 오로지 나를 위해 살 것이다, 나는 그 누군가를 위해 나를 포기하고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라고 여자는 날마다 속으로 외쳤다(p145)."


소설 곳곳에는 나비가 나온다. 나비를 형상화한 소품과 갖은 비유들. 춤과 나비. 나비의 일생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기까지. 많은 작품들에서 나비는 고통을 인내하고 완성을 성취해내는 과정에 비유된다. 하잘것 것 없는 애벌레가, 징그러운 번데기에서 어떻게 화려한 나비가 나오는 지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신의 영역이다. 사람이 그려 넣을 수 없는 나비의 화려한 문양이 어떻게 번데기에서 만들어지는지. 아름다움을 위해 인간 최승희가 넘어야 했을 숱한 고난들, 사회적 질시․비난, 시대적 절망 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인간승리가 아닐까 싶다. 지금 어딘가에서 분투하고 있을 이 시대의 ‘최승희’들을 생각하면서 그들 모두에게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도 함께 읽힌다. 또한 작가를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모하게 한 인물이 최승희였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말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사라진다.

“고통…… 아름다움…… 슬픔…… 아름다움…… 깨어나…… 깨어나…… 깨어나…… 바람 속으로 나비 분이 일었다. 바람, 속으로, 나비, 나비 떼가 날아갔다. 여자가 강물 위 불타는 관 속에 누워 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따뜻한가…… 그곳은? 다시 물었다. 춥지 않은가…… 그곳은?(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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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힐 안티링클앤 화이트닝 아이 에센스 - 100ml
하나코스
평점 :
단종


알라딘 체험단에 뽑혀서 쓰고 있습니다.

거의 두달째가 되어가는데, 일단 정말 순합니다.

30대 초반에 잘 웃는 편이어서 잔주름이 많고, 건성에 다소 복합성이 피부인지라 급격히 주름살이 많아지더라구요.

에센스나 아이크링을 쓰려다가 쓰게 되었는데, 일단 무척 순하고 트러블이 없습니다.

저는 트러블이 잘 생기는 피부라서 고가의 좋은 아이크림도 붉게 되기도 하고 따가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 적이 종종 있는데요, 로힐 제품은 무척 순하고 발림성도 좋아서 금방 흡수가 된답니다.

사용기간이 2달 가까이 되어가는데, 얼굴이 전체적으로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눈 가는 잔주름은 자글거리던 애들이 좀 진정되는 느낌 정도는 받고 있습니다.

일단 바르기 전보다는 확실히 관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양도 많고 해서 얼굴 전체에 다 바르고 자면, 아침에 얼굴이 촉촉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농도는 에센스이지만 로숀보다 좀더 매트한 느낌이구요. 얼굴에 두드려주면 금방 스며듭니다.

건성에 잔주름 잘 생기는 피부타입에는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순한 점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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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르헤스 > 나를 분노케 하는 작가들.

 

사람도, 神도, 그리고 서점의 기둥도

시인이 평범하게 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Written by Horatius


나는 내 여가 생활의 대부분을 무용한 것에 쓴다. 지인(知人)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교우관계를 넓혀 인맥을 쌓는다던지, 자신의 커리어(Career)를 개발하고자 각종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던지 하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상당히 유용한 일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


다만 하는 일이라고는 짬나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반을 듣는 것이 고작이다.  내가 교우관계를 넓히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내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데 아무런 흥미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관심은 있으되 게으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일 뿐이다.


굳이 말하자면 지금도 후달리며 살고 있는데, 거기다 채찍질까지 해야 되겠느냐? 정도의 속편한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채찍질을 당하는 것은 최하층 노예들뿐이었다. 귀족들과 왕들은 내내 게을렀다. 문제는 그것이 지금도 마찬가지요.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걸 염두에 두고 있노라면 더 빨리 소모하고, 더 빨리 죽어 나자빠지라는 채찍질이 곱게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다.


근데 나보다 훨씬 영악하고 품위 놓으신 분들까지 예전에 이런 생각을 다 하고 계셨다는 점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버틀란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과 조르쥬 바타이유의 “저주의 몫”을 참고 하시면 되겠다.


지금 내가 미간에 주름을 잡고 있는 것은 그런 유용한 것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무용한 것들 때문이다. 아무 쓰잘데기 없는 것들에 내 유용한 가치들을 소모하고 있는데도, 이것들이 내게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내게 찬탄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를 분노케 한다.


온갖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종종 만들곤 했던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서문에서 이렇게나 솔직히 밝히고 있다.


무용한 사물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한 단 하나의 구실은, 우리가 그것에 강렬히 찬탄하는 것이다. 모든 예술은 상당히 무용하다.


암! 그렇고말고. 이런 쓸데없는 것에 내 유용한 가치(시간, 돈)를 투자하고 있는데 즐거움이 아닌 분노와 희열이 아닌 짜증이 몰려온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기억력이 차츰 감퇴하고 있는 것을 요즘 느끼기에, 이젠 노트를 하나 마련해 목록을 작성해 두어야 겠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이 분노가 어느덧 퇴색해버려 망각해 버리지 않도록 말이다. 벽에 매달아 놓은 쓸개를 핥으며 복수의 칼날을 벼리던 월왕 구천(句踐)까지는 안 되더라도 말이지.


목록의 맨 위에는 이렇게 적어야지.


1. 반드시 기억해야만 할 작가(두 번 다시 이 분노를 잊지 않도록)


 아멜리 노통브, 파울로 코엘류, 마루야마 겐지, 호어스트 에버스, 요시모토 바나나, 퍼트리샤 콘웰, 제임스 패터슨, 미키 스필레인, 공지영...


2. 이젠 그만 사도 좋을 작가(이젠 약발 다 됐어!)


알랭 드 보통,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파트리크 쥐스킨트...


3. 긴가민가 (아직은 조금만 더 지켜볼까)


빌헬름 게나찌노, 장 폴 뒤부아, 조너선 사프란 포어, 로버트 실버버그, 수잔 손택, 강유원, 실비 제르멩, 줄리언 반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카슨 매컬러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존 버거, 앤토니어 수잔 바이어트, 파스칼 키냐르, 움베르토 에코, 러브크래프트, 미셸 투르니에,


4. 출판되어서 나오는 대로 다 사자.


곰브로비치, 페터 한트케, 밀란 쿤데라,


예술가에게 혹독한 비평이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감내해야 할 일이다. 다른 공산품이나 서비스와는 달리 이건 반품내지는 환불이 안 되는 거니깐 말이지. 보고 났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오를 정도로 한심한 작품이었다던 지, 잠이 쏟아질 정도로 지루했다고 해서 반품이나 환불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나? 각자의 취향의 다름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는 하나 그건 옷이나 다른 상품들도 마찬가지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이건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불공정 거래란 말이지. 선불로 땡겨먹고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 온갖 혹독한 비난과 비평에도 강인한 인내심으로 참아야 하는 것이지. 예술가라는 직업은 말이야. 이번 목록은 작가에만 국한했는데 말이지 다음에는 연주자나 공연가 쪽으로도 범위를 넓혀야 겠다. 이건 무용한 것들에 관한 것이지만, 나에게는 아주 유용한 작업으로 남을 듯하다.


ps>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임을 미리 밝혀 두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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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TexTan > 새해 만난 책들[2]

구하려던 책들 중에 품절이나 절판이 많아서 헌책방에서 찾은 책들이 있다.

우선 헌책방에서 건진? 책들을 보면, <영화의 해부>는 영화의 기본적인 개념이나 용어에 관해 정리한 평범한 책이다. 그리고  루이 브뉴엘 감독의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장 크로드 카리에르의<영화 그 비밀의 언어>라는 책도 구했다. 전에 본 <루이 브뉴엘의 영화세계> 말고는 브뉴엘 감독에 대한 책들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반가운 책이다.  <인간과 성>로제 카이와의 책인데, 필요해서 찾았지만, 역시 품절이라 헌책방을 뒤져서 구했다. 독특한 사고력을 구사하는 인물로 보이는데, 잠시 이 사람의 정신 세계를 엿봐야 할 거 같다. 그의 다른 책 두권은 품절이 아니라 다행이다. 지젝이 영화를 통해 라캉의 예를 보듯이 문학에서 프로이트 즉, 정신분석을 읽는 <마녀들의 가마솥>도 왠지 흥미로울거 같다.  <생명의 기호>는 로버트 폴락의 책으로 DNA에 대한 기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비범한 발상을 가진 책이다. 

 

 

 

 

 

이젠 새책 차례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는 재미가 없다. 대개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이 담담하게 흐르듯 카메라(서양 영화와 다른 이질적인 카메라의 위치)에 담긴다. 이것이 서양 감독들이 한때 오즈 야스지로에 열광한 이유일까? 흥행의 공식을 쌓으면서 진화하는 헐리우드와 철학적 무게로 팽팽한 유럽 영화와 다른 그 무엇, 마치 영화에서의 노장사상 같은 영화였을런지도 모른다. 오즈 야스지로에 관한 책은 품절된거 빼고 현재 두 권정도 찾을 수 있다. 그 중 서양인의 시선으로 다룬 것이 궁금해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를 골랐다. 일본인이 쓴  <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나중으로 미룬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는 크게 대본(시나리오), 촬영, 편집을 중심으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접근한다. 작가가 발로 뛴 흔적도 보이는데, 다양한 스틸 사진은 물론  제작노트, 대본 등 보기 힘든 사진 자료까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이면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안과 겉에 대해 조금이나마 건드려 볼 수 있을 거 같다.

 

 좌측부터 종경록 1, 2, 3, 4권. 알라딘은 1권이 품절이고, 현재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구하기 어렵다. 발품을 팔아 몇 권 구했다.

 

 요새 불교에 관한 책들도 찾아서 보는데, 너무 광대한 영역이라 볼 것들이 꽤 많다. 선종에 대해 괜찮은 책이라길래 종경록(宗鏡錄)을 구했다. 우선 <종경록 2>와 <종경록 4 >을 샀는데, 두껍고 세로글쓰기라서 보기에는 편치 않다. 너무 의욕이 앞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 세계사에서 한 권으로 정리한 <종경록>이란 책이 있는데, 우선 이것부터 봐야할 거 같다. 그런데 많은 분량의 내용을 한 권으로 적당하게 줄인 건 보기에 부담이 없어 좋지만, 그나마 책의 반은 한문 원전이 실렸다. 어떤 깊은 맛을 느끼기엔 부족할 거 같다.

 

 

 

 

 

                                                불전해설사전     원효결서 1      원효결서 2      중국예술정신

대장경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진작부터 나와 있지만, 최근에야 필요한 것을 몇개 찾아보는 중이다. 그런데 더 깊이 읽기 위해서는 따로 해설서까지 봐야 할 거 같다. 일단 각 경전들의 특색을 쉽게 알아보려고 <한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을 샀다. 이 책은 고려팔만대장경의 성립과정과 부처의 일생을 간략히 앞에서 다루고, 대승, 소승 그리고 나머지인 보유잡장(밀교와 그외 경전들) 순으로 주요 경전을 설명한다. 대략 400페이지 이후부터는 '팔만대장경해제'인데, 총 1,514종 경전에 대한 아주 간략한 사전식 정리다. 이런 책은 대개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그때 그때 찾아보기 마련인데, 뒤에 색인도 없고, 차례도 너무 큰 범주로 나누어서 특정 경전 찾기가 애매하다. 민족사에서 나온 < 불전해설사전>이 그런 면(색인 작업)에선 편리하고 정리가잘 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 불교, 특히 선종에 대해서는 정치와 문화적인 배경들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중국문화개론>도 골랐다. 전에 구한 <중국예술정신>과 같이 활용해서 봐야 겠다. 마찬가지로 불교가 인도에서 다른 종교들과 어떤식으로 교섭하고 영향관계를 가졌는지 <인도철학과 불교>를 통해 교과서적일거 같지만 참고하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책이 예문서원에서 <불교와 인도사상>이란 제목으로 나왔지만,  대형 서점을 비롯 거의 모든 서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는 남방불교(스리랑카, 미얀마 등)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한중일 세나라의 불교와도 다르고, 티벳 불교와도 다른거 같다. 네덜란드 출신인 저자(니나 판 고오콤)는 타이에서 위빠사나와 아비담마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아직 읽진 않았는데 마음에 대한 불교적 탐색과 해결에 관한 책인듯 싶다.  '아비담마' 혹은 '아비달마'는 불교에서도 특히 분석적인 성향이 강하다(존재를 5위 75법으로 나눈다느니..). 흥미는 가는데, 다소 어려워 보인다면, 이에 관한 기초적인 책을 봐야 할듯 싶다.

 <아비달마의 철학><아비달마불교>는 기본적인 해설서에 속한다. 하지만 '아비달마 불교' 자체가 대단히
분석적이기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아비달마구사론 계품>은 산스끄리뜨와 두 가지 한역본을
실었는데, 아비달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보는 것이 나을 거 같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라면(오히려 직접 한글로 번역된 이 책들이 분량은 많지만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나온 <아비담마 길라잡이>나 <아비담마 해설서>가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우선 왜 '아비달마'와 '아비담마'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름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다. 나도 이번 기회에 그 구분에 대해 알았는데, <아비담마 길라잡이> 서문을 참고해서 간략히 말한다면, '아비담마(abhidhamma)'는 남방의 교학체계에서 통용되는 용어이고, '아비다르마(abhidharma)'는 우리나라도 속하는 유부나 경량부 등으로 이어진 북방불교 쪽이다. 즉, 남방은 빠알리어로 전승되어 왔으므로 '아비담마'라 하고 북방은 산스끄리뜨어이므로 '아비다르마'라 하는 것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는 약 10세기경의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빠알리어에서) 각묵, 대림 스님이 우리말로 옮겼다(나는 이런 표현이 인색하고 어색한 편인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 이 책은 <청정도론>과 긴밀한 영향관계를 가지며, 위빠사나의 이론과 수행에 토대가 되는 책이라 알려져 있다. <아비담마 해설서>도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포함하지만, 편역된 것으로 아비담마에 관련된 다른 주요 텍스트들도 포함되어 있다.

<청정도론(Visuddhimagga)>은 위숫디막가라고 읽는 데, <해탈도론>의 영향을 받아 붓다고사가 쓴 책이다. 계·정·혜(戒·定·慧) 3학(學)에 의한 청정한 열반의 길을 강조하는 책이다. 남방불교에서 '아비담마', '위빠사나'와 서로 긴밀한 관련을 맺는다. <마음은 이렇게...> 이 책에도 <청정도론>이 자주 언급된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원제는 'Abhidhamma in Daily Life'인데, 여기서 그래서 남방불교와 관련되어 '아비담마'로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위에 말한데로 북방쪽이므로 '아비담마'가 아닌 '아비달마'의 영향권이 강한데, 이것이 유식학이라는 심화된 불교 이론이 나오는 전단계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은 이렇게...>는 번역에 대해 좋지 못한 평이 있지만, 흔한 종류의 책이 아닌 만큼 일단 감안해야 할 거 같다.

<원효결서>는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정말 원효대사가 남긴 책인지 그 진의가 확실한건 아니지만, 호기심에 구하고 말았다.  예언서라 볼 수 있는데, 이 '원효결서'의 발견부터가 신화적인 색채가 있어 의구심이 들지만, 다 보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의 '아비담마'라는 말을 가지고 잠깐 살펴보려 한 것이, 생각보다 불교의 세세한 곳을 건드린 거 같다. 이런 것을 수월하게 다룰 지식이 부족하지만, 나 또한 공부도 할겸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글(페이퍼)의 전체분위기와 사뭇 다른 가지를 뻗고야 말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불교 텍스트에 대해 차근 차근 알아가며 살펴봐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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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눈보라콘 > LG전자 CEO 김쌍수 부회장이 추천하는 책들

 

 

 

 

우리 딸들을 보면서 이 책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직장 생활하랴, 아이 키우랴, 집안 살림 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텐데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비단 저의 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여성들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이 책은 군벌 시대부터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시기, 마오쩌둥이 "위대한 지도자"로 부상하고 문화혁명의 광포한 바람이 전중국을 휘몰아치던 시기, 그리고 그 이후 산업화 바람이 불게 된 최근의 모습까지 중국현대사의 모든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대륙의 딸들"은, 이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여인 3대의 인생사를 그린 자전소설로서, 혼돈, 고통,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바른 삶과 이상을 추구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보십시오. 많은 대륙의 딸들이 미래를 일궈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리더라면, 아니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나라를 이끌어가거나 기업을 경영하거나 모두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힘이 아닌 방법입니다. 고도의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만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략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키 위한 전략과 전술이 녹아든 "지모(智謀)와 방략(方略)"을 의미하며, 중국인들이 예로부터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쌓은 하나의 지혜를 말합니다. 중국 역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히틀러와 아이젠하워 대통령 등 풍부한 사례를 들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골프전문 기자인 지은이가 죽음을 앞둔 암 환자인 아버지와 "마지막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나눈 잔잔한 이야기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골프를 배경으로 부자가 나누는 대화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인생의 위기와 고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지, 어떠한 순간에도 위트와 미소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인생이라는 라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라운드에서의 최후의 승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요타는 우리 회사와 인연이 많은 기업입니다. 정기적으로 교류회를 가지는 것은 물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일본의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도요타에 관한 연구서로서, 도요타의 성공적인 경영방식을 응용하여 더 뛰어난 우리만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도요타 같은 성공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입니다.


 

저는 아침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침 시간이 하루를 좌우하고, 그런 하루가 모여 그 사람의 삶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저의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주 많은 책입니다. 이른 아침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여 아침시간을 적극 활용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아침이 없는 사람에게는 성공도 건강도 없다는 점에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결코 여러 장의 두툼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가 가득 담긴 두꺼운 보고서를 내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무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대답 역시 길어야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모든 보고와 프레젠테이션이 그렇습니다. 정작 전달해야 할 중요한 핵심은 긴 문장과 다양한 데이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명확한 "한 문장"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데이터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분석력, 논리력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투철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저를 감동시키고 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보고서는 바로 그러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한 장의 보고서 입니다.


살다 보면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내 의도는 이러한데 상대방은 그 반대로 받아들이거나 혹은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못된 이해와 판단은 항상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바로 모든 분란의 근원이지요. 이것을 방지하려면 우선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마인드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기술들이 직관이나 경험에서 나오는 것 뿐만이 아닌 하나의 체계적인 과학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의식을 잘 이해하게 되면 행동도 좀 더 긍정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언제 마지막 장까지 왔는지 모르게 술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기도 합니다.

GE, HP, IBM, 모토롤라, 소니, 월마트, 월트디즈니…. 삼척동자라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기업들입니다.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들 기업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틈만 나면 이들의 성장 동력과 기업문화에 대해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와 함께 언젠가는 우리 LG를 꼭 이들 기업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말리라는 결심을 다지곤 했습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성공 기업들의 비결은 우선 끊임없이 개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핵심이념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그들은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에 도전하고 인물보다는 조직을 우선하며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러한 노력과 성과들이 하루 아침에 결정되고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기업문화 속에 체질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환경과 CEO가 바뀌고 심지어 회사의 사업영역이 바뀌어도 계속 승승장구하는 기업. 이러한 것들에 비추어보면 우리도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지지 않습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제가 지나왔던 시간과 상황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분명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가전업계의 호황기에서 IMF와 노동쟁의로 이어지는 암울했던 시기 그리고 새로운 모색을 위해 도입했던 TDR과 6Sigma에 이르기까지. 남들은 다 사양산업이라고 했던 백색가전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우리 LG가 온 힘을 다해 전개하고 있는 노력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 합니다.
우리 LG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멀지만,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는 것은 물론 우리가 선택한 방향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스라엘의 물리학자 엘리 골드렛이 자신이 주창하는 TOC(Theory Of Constraints : 제약 조건 이론)를 바탕으로 소설형식으로 풀어 낸 이 책을 통해, 난관이 곧 기회이며,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힘은 바로 발상의 전환에 있음을 우리 모두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름대로 현장경영을 하면서 점점 더 굳어지는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사람은 이러한 장점이 있으니 더 개발하도록 북돋아 줘야지"생각하고, 또한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칭찬으로 기를 살려주면 더욱 최선을 다해 잘 하던 경험이 이루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칭찬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요,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에 대한 긍정과 칭찬은 그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상호관계, 더 나아가 일의 성과와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자신의 변화입니다. 남을 칭찬하다보면 바로 자기 자신이 먼저 매사에 긍정적이 되니까요.

 

아침형 인간’의 핵심 메시지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는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자이며, 남들보다 두 배의 가치를 지닌 값진 삶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삶과 미래를 지배하려는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변화를 약속하는 계단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백만장자가 생각하는 성공 요인’다섯 가지는 제 마음에 깊이와 닿았습니다. 항상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몸의 건강을 유지하여 정신력의 바탕으로 삼는 것, 어떤 일이든 스스로 판단해서 신속하게 결정하며,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즐기는 것,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운이 그것입니다. 저는 이 성공 요인들이 우리 회사 사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고 이를‘Right People이 되기 위한 5가지 조건’이라고 정의해 틈틈이 사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아는 게 힘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힘" 이라는 말을 자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의 주장과도 잘 들어맞는 아주 반가운 경영지침서입니다. 두 공동저자는 특히 "자신은 물론 구성원의 행동을 촉진하는 리더십" 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실행을 하나의 규율(Discipline)로 받아들이고 일상 경영활동에 꾸준히 적용하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화된 프로세스가 바로 실행력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 기업에 이 같은 실행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는 개개인에게도 무한한 성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출처-LG전자 CEO 김쌍수 회장의 홈페이지 < CEO의 책꽂이 >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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