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밀레니엄 북스 10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재남 옮김 / 신원문화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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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는건 이제 상투적인 관용구가 되버렸다. 그런데,과연 이걸 진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여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려나? 찾아보면 있기야 있겠지만은, 솔직히 나는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다. 명망가의 귀한 자식들이 하필 원수의 자식을 사랑하게 됐다는건 아이러니하지만, 그걸 비극의 당위성으로 만들기 위해 어거지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세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 좀 떨어지는 편이라, 수많은 작품들의 원형 텍스트가 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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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사 - 학술총서 102
잭 씨 엘리스 / 이론과실천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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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읽으면 죽을때까지 안읽을 것같아서 손은 댔는데, 활자가 성경책만큼이나 작고, 번역체 일색이라 정말 읽기 힘들었다.저자는 영화사의 움직이는 스포트 라이트의 관점, 즉 영화사의 흐름이 역사,경제,사회적인 요인이 낳은 미학적 변화에서 발생한다는 관점에서 영화사를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커다란 범주에 개별 사례들을 포섭하는 모든 종류의일반화가 그렇듯, 그건 대략 맞는 얘기일뿐이다. 특히나 개별적인 영화에 대한 정답같은 해석들은 확대 해석의 여지도 많아 한번 보고는 머리에서 치워 버리는게 정신 위생에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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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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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에서 열구의 시신이 발견된다.범인은 이미 숨이 끊어진 열명의 희생자 중 하나. 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 앨러리 퀸의 'Y의 비극'과 함게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히는 작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흥미진진한 내용이지만, 공정성이 결여된 심리 묘사 때문에 페어플레이 논쟁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다. 등장 인물의 심리묘사 중 범인에 대한 부분은 작가가 만들어낸 거짓인 셈인데, 이것에 대해서 어떤 해명이나 장치도 배려하고 있지 않다.아가사 크리스티가 지나치게 사건의 스케일이나 기이함에 집착했던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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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덫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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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인 '쥐덫' 외에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의 단골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미스 마플 세편, 포와로 경감 세편,할리 퀸 한편 등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의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는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쥐덫' 역시 '그리고 아무도...' 에서처럼 심리 묘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가는데, 애초 쓰여진 목적대로 라디오 드라마나, 연극으로 상연된다면 이런 문제점이 상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평이한 내용인 '쥐덫' 보다는 소소한 재미가 있는 짧은 단편들에 더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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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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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객관적으로 사실을 기술하는 것'이라는 교과서적인 정의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역사를 바라보는 '객관적'이라는 기준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를 객관적으로 기술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주어진 사료들을 바탕으로 단지 기록들을 정리해나간다면 객관적인 역사 기술이 될 수 있을까? 이런식으로 역사가 정리되면, 재미없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재료가 되는 역사적 사료의 '객관성'도 의심해 봐야 한다.

역사란 일반적인 의미에서 '사건의 해석'이다.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은, 주어진 사건을 재구성해서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신문 편집 기자나 영화 편집 기사와 비슷하다. 역사가는 한 사건을 헤드 라인 기사로 다룰 수도 있지만, 가십란에 몇줄 끄적거릴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지어내거나 아예 지면상에서 삭제할 수도 있다. 아니면 영화의 편집 기사처럼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서 쓸수도 있고, 엉뚱한 곳에 붙여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도 있으며, 쓰레기통에 집어 넣어 버릴 수도 있다. 사건을 호도하길 좋아하는 언론과 가위질 잘하기로 소문난 등급위원들의 나라답게, 우리 나라 역사가 역시 이러한 편집에 꽤 능수능란한 편이다. 그들의 손에 편집된 역사책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험에 대비한 암기를 통해서 반복 숙달되고, 이것이 우리 나라 역사 인식의 일반적인 기준점이 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편집되버렸던 역사의 단편들을 통해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편견을 씻어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기술하는 역사가, 최종 편집자인 유시민씨의 역사 기술이 갖는 또 하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지껏 몸에 익혀야 했던 편견들과는 또다른 편견을 대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관을 중화시키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우리 몸에 익숙한 역사 인식의 이분법적 칼날을 버리고, 복잡한 유기체의 몸속을 들여다보 듯 역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출간된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이 책에 기술된 사건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나찌하에서 학살당했던 유태인들은,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아랍인을 학살하고 있으며, 대공황의 위협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보였던 미국의 오만은, '테러 전쟁'으로 재현되었다. 우리는 아직도 인종적인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5.16 박정희의 망령은 아직까지 한반도를 떠돌고 있다. 역사는 본질적으로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실 인식을 위해서는 과거를 똑바로 알아야만 한다. 텍스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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