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 남작의 모험 - 논술세계명작 46
뷔르거 지음 / 계림닷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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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논술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 어린이 논술 시리즈라니 어딘가 좀 아이러니하다. 아동 서적이라 책이 조악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삽화도 귀엽고 글자가 큼직한 게 깔끔하고 보기가 편하다. 황금가지에서 라스페의 원전을 번역한 완역본이 나와 있지만 천리안 사나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콧김 센 사나이 등 남작의 기상천외한 부하들의 활약상은 이 뷔르거 판에서만 접할 수 있다는 걸 알아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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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환상문학전집 13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 지음, 귀스타브 도레 그림, 이매진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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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병적인 거짓말쟁이 환자를 가리키는 '뮌히하우젠 증후군'. 뮌히하우젠 남작이 제국주의자, 왕정복고주의자라는 생각은 접어 두고 이 과대망상증 환자가 전하는 이야기를 속 편한 농담으로 받아 들이는 게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다. 뷔르거 판에 수록되었던 남작의 기상천외한 부하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풍자적 성격이 강한 색다른 모험을 접할 수 있고 구스타프 도레의 삽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 풍자에 있어선 조나단 스위프트에 못미치고 정교함에 있어선 <천일야화>에 못미쳐도 그 엄청난 스케일과 안하무인의 태도에 있어서 만큼은 뮌히하우젠 남작 당신이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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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거리 세계걸작스릴러 7
러브 크레프트 지음, 김상준 옮김 / 동림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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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환상 문학이나 공포 문학이 천대받아 온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러브크래프트의 경우에는 좀 심한 것 같다. 톨킨이나 에드가 앨런 포, 스티븐 킹이 전집이나 양장본으로 재출간되는데 반해 러브크래프는 여전히 이렇게 조악한 문고판에 머무르는 걸 보면 살아서나 죽어서나 천대받는 건 아무래도 이 사람 팔자인가 보다. 조악한 번역과 유치한 삽화 게다가 무지막제한 삭제까지. 아무리 러브크래프트가 좋아도 이 책은 아니다. 원서를 구매하거나 언제 나올지 모를 다른 번역본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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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서
볼프강 보르헤르트 지음 / 강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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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독일로 온다. 전쟁터에서 귀향한 베크만이 맞이한 것은 자신 앞에 차갑게 닫혀진 문이었다. 누군가의 판단으로 폭력에 내몰린 그에게 그 누군가는 자신이 거부한 책임을 요구한다. 개인의 삶은 매몰차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다른 개인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보르헤르트에게는 이성에 대한 낙관주의에 사로잡힌 (또한 그로 인해 절망해야 했던) 마지막 근대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개'라는 개념은 더 이상 짖지 않는다. 죽어야 할 것은 이성에 대한 환상을 획책하는 '타아'이며, 구원받아야 할 것은 차가운 가슴이다. <문 밖에서>를 집필한 이듬해 보르헤르트는 숨을 거둔다. 그리고, 그 무덤 위에서 브레히트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 불편한 연극과 불편하게 하는 연극의 경계선은, 아마 보르헤르트의 무덤 그 언저리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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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회상 범우고전선 9
크세노폰 지음, 최혁순 옮김 / 범우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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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동시대인이 남긴 소크라테스에 대한 기록물에는 플라톤의 대화편과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그리고 크세노폰의 <메모라빌리아>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조잡한 상식의 입장에 벗어나지 못한 아리스토파네스의 저작을 제외하자면,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작품은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저술 뿐이라고 할 수 있다. 크세노폰은 직업 군인으로서 전쟁 관련 책을 집필하고, <가정록>이라는 가부장적인 지침서를 집필한 바 있는데,이는 평생 정치학과 수학에 매달렸던 플라톤의 이력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상이한 기질은 동일 인물인 소크라테스를 묘사함에 있어서도 뚜렷한 차이을 보여서,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유추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천재적인 문필가 플라톤보다 고지식한 크세노폰의 서술이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간파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냉정히 따져 보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물음이 동시대인들의 물음과는 종류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문제 제기였음을 감안한다면, 크세노폰이 그의 사상을 자신의 문제 설정에 맞춰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고, 플라톤의 천재적 재능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소크라테스가 가정의 화목과 우애, 국가의 안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무엇을 바탕으로 이런 논의를 전개시켰는가 하는 점이다. 크세노폰에게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논증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고, 단지 정신적 스승 소크라테스만이 있을 뿐이다. 철학의 일반화, 사상의 상식화가, 사회의 일반적인 도덕규범에 편승했을 때의 결과는 생각처럼 유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유의하고 텍스트를 접한다면 아테네의 고급 콜걸에게 농담을 걸고 버릇없는 아들을 변증법으로 설득하려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크세노폰의 저술 속에 묘사된 그런 모습이었다면,그가 사형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 콘포드 <종교에서 철학으로>

나는 무능한 동조자보다는 유능한 반대자를 원한다.
- 버트란드 러셀 <서양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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