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를 <청> 봄 <춘> 듣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 '청춘'
표지의 아름답게 흐드러진 꽃들을 보니 가슴이 설레인다. 청춘과도 너무 잘어울리는 표지.
<몽땅 내 사랑>을 집필한 작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삼십대의 그녀의 삶은 시트콤처럼 유쾌하고 활력이 넘치는 생활일꺼라 생각을 했는데 그녀가 이야기하는 삼십대 여자의 청춘은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간다.
삼십대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넘쳐나는 것을 보면 인생에서 삼십대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가 주는 무게감때문에 서른살이 되는 우리들은 정체성을 찾아 헤매기만 할 뿐 내자신은 사회에서 원하는 이상향이 아닌 남과 별반 다르지 않는 보통의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데에 많은 정신적, 감정적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다.
삼십대의 싱글족 이야기가 예쁜 사진과 소소한 이야기들속에 묻어있다. 그치만 삼십대의 싱글족일라고 이렇게 우울하기만 한건지..책을 읽다보면 점점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이 내 에너지를 책속에 뺏긴 기분이랄까;;
내가 이 책의 이야기에 같이 감정이 동요되지 못하는 것은 나는 그 때가 지났기때문에 내가 찾고자 했던 이야기는 삼십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자'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80세이신 우리 할머니는 70대의 할머니를 보며 얘기하신다. 아이구 청춘이네~
본인은 청춘이 아니라 하시는 우리 할머니는 아직도 봄이 되면 예쁜 꽃들을 마당에 심으시고 분홍색 립스틱을 좋아하신다.
50대이신 어머님도 예쁜 카페에 가서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예쁜 것들을 좋아하시니 우리 할머니 눈에는 한창 청춘이고 내 나이를 지난 사람들에게 나도 아직은 한창 청춘이다.
내눈에는 우리 할머니에게 지금 꽃을 심는 시간도 청춘의 시간이고 커피한잔 그윽하게 마시는 어머님의 시간도 청춘의 시간이다. 20대의 막 피려는 꽃과 같은 스무살은 에너지 넘치는 아름다운 청춘이고 이제 점점 나이들 들어가는 여자의 청춘은 꽃이 핀 후 은은한 향을 풍기는 여자의 청춘이다. 지나갔던 시간들만 그리워하지말고 지금 내게 있는 아름다운 시간들을 더욱 꽃피워보자.
스물여섯 살이 돌아오지 않듯이 서른여섯 살도, 마흔여섯 살도 지나가버리면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오로지 청춘의 한가운데에만 존재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나이에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할 일은 다만 그것을 알아보기만 하면 되는 것. 멀어져가는 스물여섯 살의 뒷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훔쳐보는 사이 서른두 살의, 서른세 살의 소중한 시간을 보지 못한 채 흘려보내지만 않으면 되는 것.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