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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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날 사랑해 줄 건가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쓰신 박민규님의 연애소설입니다. 꼴찌야구단 삼미슈퍼스타즈 이야기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엔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랍니다. 얼마나 못생겼냐고 하니 처음 보면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뇌리에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못생겼답니다. 표지를 보니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작품 <시녀들>이란 작품에 젤 못생긴 여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진 걸 보니 여자주인공와 함께 그 시녀에게 자꾸 눈이 갑니다. 외모지상주의인 시대에 못생겼다는 기준은 도대체 뭔지..

평범한 사람들도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며 그들과 비교하며 난 뚱뚱해, 난 얼굴이커,난 못생겼어 그들과 비교하며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지요.

이 이야기는 못생긴 그녀와 못생긴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트라우마를 가진 요한 이 세사람의 사랑과 연애 성장소설입니다.

처음에 뜬금없이 알 수 없는 상황설정에 몇번이나 책을 처음부터 읽었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책의 흡입력에 빠져 결말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끝부분을 읽고나면 다시 처음부분을 읽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들며 가슴을 찡하게 만들지요.





"너무 많은 말을 쓰고 싶었기 때문에 단 한 줄도 쓰지 못하셨을 거예요."(p.149)

소설을 보며 너무 많은 말들을 글로 남기고 싶은데 이 한 줄이 내 마음을 잘 표현한거 같습니다.

독특한 문단 띄어쓰기로 한박자 멈추며 글을 정독하게 만들게 하다니 대단했어요.

외모지상주의, 학력우선주의인 세상에서 홀로 된 섬같이 외로운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바쳐진 작가의 소설입니다.

책이 잊혀질 즈음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ㅡ깜박이며 불을 밝히고 있던 <희망>이 생각난다.

그, 희망을 흔들며 지나가던 바람처럼 실은 그런 식으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인간은 머물 수 없음을, 하여 인생은 흐르는 강과 같다는 사실을 무렵의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ㅡ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수 없기 때문이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 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ㅡ빛을 발하는 인간은 언제나 아름다워. 빛이 강해질수록 유리의 곡선도 전구의 형태도 그 빛에 묻혀버리지. 실은 대부분의 여자들...그러니까 그저 그렇다는 느낌이거나... 좀 아닌데 싶은 여자들...아니, 여자든 남자든 그런 대부분의 인간들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전구와 같은 거야. 전기만 들어오면 누구라도 빛을 발하지. 그건 빛을 잃은 어떤 전구보다도 아름답고 눈부신 거야. 그게 사랑이지. 인간은 누구나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과 같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만나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는거지.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무이야. 그래서 무시하는 거야. 불을 밝혔을 때의 서로를...

또 서로를 밝히는 것이 서로서로임을 모르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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