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동정과 관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적대는 인생길을 뚫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누구나 알다시피 스크루지의 커다란 기쁨이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오. 모름지기 사내란 자기 일 하나만 잘하면 그걸로 충분하지 남의 일까지 간섭해서는 안 되는 법이오. 난 내 일만으로도 코가 석자인 사람이오. 그러니 이제 그만 가 보시오. 신사 양반들!"


"... 페치윅 어르신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도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는 힘을 가지신 분입니다. 그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마음 편하게 일할 수도 있고 그 정반대로 지옥 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도 있지요. ... 물론 그분의 힘이란 게 고작 표정이나 말 몇 마디같이 아주 하찮은 것일 수도 있어요. 물질적으로는 너무 미미하고 보잘것없어서 더하거나 셀 수조차 없는 것들 말이에요..."


물론 나나 여러분 같았으면 스크루지처럼 무턱대고 당황할 것이 아니라 대체 어디서 빛이 나오는지 차근차근 따져 보았을 것이다. 자기가 직접 궁지에 몰리지 않았을 때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더 잘 떠오르는 법이니까. 


... 유령과 스크루지는 또다시 여정에 올랐다. 많은 것을 보고, 먼 곳을 다니고, 수많은 가정을 방문했다. 유령의 방문은 사람들에게 늘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아파서 누워 있는 환자들은 명랑한 기분을 되찾았고, 타향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고향의 기분을 느꼈고, 운명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이들은 희망과 인내를 가지게 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마음의 풍요를 느꼈다.


"사람의 운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요. 자기에게 정해진 운명의 길을 그대로 걸어간다면 예정된 종착지에 어김없이 도착하게 될테지요. 하지만 그 길을 벗어난다면 그러면 종착지 역시 달라지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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