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정채봉


길가에 씀바귀 하나가 떨어져 꿈을 키우고 있었다.


봄이 와서 씀바귀가 마악 떡잎을 내밀었을 때였다.

참새가 날아와서 떡잎 둘 중 하나를 쪼아 먹어 버렸다.

씀바귀는 떡잎 하나만으로 간신히 속잎들을 펴냈다.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이었다.

이번에는 무심한 소 발굽에 밟히고 말았다.

씀바귀는 흙탕에 처박힌 고개를 드는 데

며칠이 걸렸는지 모른다.


드디어 꽃망울이 부푼 어느 날이었다.

깔깔거리며 장난질 치고 가는 아이들 발에 

꽃대궁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나 씀바귀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꽃대궁을 밀어 올렸다.


마침내 씀바귀는 빛나는 노오란 꽃을 피웠다.


열 배, 스무 배의 꽃씨를 띄워 올리는 씀바귀에게

이웃의 강아지풀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수확을 할 수 있는지요?"


씀바귀가 대답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

그리하여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거듭거듭 새로 시작하여야 하지."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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