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 장기려


수도꼭지엔 언제나 시원한 물이 나온다.

지난 겨울엔 연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쌀독의 쌀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세끼 밥을 먹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신다.

언제나 그리운 이가 있다. 

고양이 한 마리 정도는 더 키울 수 있다. 

그 놈이 새끼를 낳아도 걱정할 일이 못된다.


보고 듣고 말함에 불편함이 없다.

슬픔에 울고 기쁨에 웃을 수 있다. 

사진첩에 추억이 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기쁠 때 볼 사람이 있다.

슬플 때 볼 바다가 있다. 

밤 하늘에 별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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