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집중의 개념은 부정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 집중과 비집중은 기능이 다르다. 집중은 길 앞을 똑바로 비추는 폐쇄적이고 좁은 광선이다. 비집중은 멀고 넓은 곳까지 비춰 주변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광선이다. 서로 분리되어 있을 때 두 광선의 유용성은 제한적이다. 두 광선을 함께 사용하면 배터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어둠 속에서도 길을 더욱 잘 찾을 수 있다.


경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집중을 벗어난 것처럼 보일 때 중요한 발견이 많이 이뤄진다. ... 어떤 경험이든 뇌 발달에 기여한다. 곧고 좁은 길에서 벗어나면 예기치 않았던 통찰을 얻고, 같은 주제에 대해서라도 새 관점에서 바라보고 열정을 추구하는 정신력을 얻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질을 형성할 수 있다. 


습관: 뇌는 현상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습관으로 굳어져 친숙해진 행동을 하면 매우 편안하다.


집중이 여느 중독과 마찬가지로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집중하다 보면 탈진하고, 외곬으로 생각하고 심신이 고갈되었다고 느끼는 동시에 명쾌하게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비집중하면 뇌가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으므로 활력을 되찾고 재충전해서 다시 집중할 수 있다.


마음챙김명상이 호흡에 집중하고 잡생각을 끊어내는 것인데 반해, 마음 방랑은 하던 일에 대한 생각도 접고 아무것도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자기 대화가 특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유용한 전략임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다. ... 자기 생각을 리프레이밍해서 자신에게 말하면 심지어 소리 없이 말하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지적하는 과학 연구가 상당히 많다. ... 상황을 긍정적으로 프레이밍하는 한 잃을 것이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방식으로 금지하려 하면 힘을 잃는다.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고, 우리가 자신에게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을 때 뇌가 스트레스를 받고 우리가 원하는 것에 정확하게 거슬러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므로 자신을 훈계하는 일일랑 때려치워라!


하루를 보내는 형태가 사람마다 다르므로 하루에 언제 몇 번 집중하거나 비집중할지도 각기 다르다. 참고할 만한 분명한 자료는 없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45분 집중하고 15분 쉬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역설적이게도 비집중해서 지적인 추측을 할수록 추측이 적중할 가능성이 커진다. ... 음악 훈련과 사고 능력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배우면 언어 기억이 우수해지고, 제2언어의 발음이 더 정확해지고, 독해력이 늘어나고, 유창하게 말하는 것은 물론 실행 기능이 탁월해진다.


관계를 내려놓지 못해 허덕일 때 상징적 사고가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가지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옛날 연인의 사진을 병 속에 넣고 바다에 던진다. 상징적으로 애인을 놓아 보내고 자신의 감정적 반응을 이용해 슬픔을 해소하는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첨벙대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뜻깊은 선택이다. 특정 분야를 기꺼이 시도해보고 다시 배우는 입장에 서겠다는 의도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태도는 정신을 개방하는 것이고, 비집중하면서 창의성의 필수 요소인 '경험 개방성'에 조금씩 다가가는 방법이다. 더욱이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훌륭한 방식이다. 효과적으로 첨벙대는 것은 몇 초 동안 수심 깊은 곳으로 다이빙했다가 헤엄쳐 나오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순식간이긴 하지만 깊이 있고 고무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삶의 짧은 순간 동안 그 안에서 완전히 몰입할 수 있다.


논문을 쓰려고 거의 한 시간 동안 애를 쓰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고 치자. 그렇다면 펜을 내려놓거나 컴퓨터에서 떨어져라. 그런다음 뜨개질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거나, 손톱 정리를 하는 등 힘들지 않은 활동을 선택한다. 무엇이든 자신이 선택한 활동에 몰두하고, 논문 작성에 진척이 없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좌절을 자기 대화로 씻어 버린다! 자신에게 이 짧은 휴식을 선물하고, 문제의 논문으로 곧 돌아가기 위해 쉬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수면 시간을 줄이면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면 렘수면 직후에 깨거나, 잠을 자기 시작한 지 90~100분 후에 깨면 된다. ... 창의적인 사람들 중에는 가끔 또는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낮잠을 무의식을 활성화해 독특한 방식으로 사고를 재결합하는 훌륭한 방식이다. 우뇌의 활동을 증가시켜 깨어났을 때 창의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뇌 '청소'작업을 시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똑바로 서도 쓰러지지 않게 몸을 받쳐주는 육체의 무게 중심이 있듯 심리적 무게중심도 있다. 감정적 자기통제 기제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무게중심에서 자신의 진정한 목소리인 독창성이 자라난다. ... 직장생활이나 사생활에서 갈림길을 만나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면, ... 2인칭 자기 대화 방법을 사용해 "네 무게중심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아니면 타인의 의견이나 필요에 이리저리 흔들리는가?" 라고 묻는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멈춰 자문하면 어떤 길을 선택하든 놀랍게도 자신감과 낙천적 태도가 형성된다. 게다가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무의식적 뇌를 활성화하고 집중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낙서가 있다. ... 심리 분석가이자 자기 성찰적 기록의 선도자인 메리언 밀러는 낙서하는 행동이 의식적 방해를 누르고 무의식적 자아를 드러내게 한다고 설명한다. ... 심리학자 로버트 번스는 오랫동안 낙서를 연구했다. ... 번스는 낙서하면 내적 정신 작용이 많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수필 <겨울에 쓴 유럽의 여름 인상기>에서 의식적인 정신이 어떻게 글쓰기를 방해하는지 썼다. "북극곰을 생각하지 않으려 해보라. 생각을 떨치려고 애쓸수록 북극곰의 모습이 지긋지긋하게 떠오를 것이다." 1863년 도스토옙스키는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사고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0년 이상이 흐른 후에 사회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가 도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저글링을 하는 동안 잔뜩 긴장하며 '공을 떨어뜨리면 안 돼'라고 생각하면 공을 떨어뜨릴 확률이 더욱 커진다. 의식적이 뇌가 방해를 하고 에너지를 빼앗는 바람에, 우리를 이끌 에너지가 무의식적 뇌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놀이를 가리켜 "아이들끼리 만났을 때 스스로 발견하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의 형태"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기력이 다할 때까지 놀이를 찾고 고안하고 즐기면서 형태를 만들어 낸다. 


중국 철학자 노자는 "현재의 나를 내려놓으면 미래의 내가 된다"라고 말했다.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 그리고 내려놓은 것과 관계가 있다. 


출발이 순조로웠으므로 다음으로 남편에게 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생활을 개선해보자고 제안하자 남편은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 재키도 남편의 생각에 부분적으로 동의하면서 더 이상 의논하는 것에 환멸을 느끼고 포기하려 했다. 나는 재키에게 그것이 남편의 첫 반응이었음을 상기시켰다. 그것이 남편의 최종적인 반응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 재키는 다음번에 남편과 대화할 때는 지난번에 자신이 얼마나 불필요하게 진지했었는지 말하며 웃었다. 이렇듯 재키가 태도를 누그러뜨리자 남편은 변하려고 노력하는 방안을 기꺼이 의논하려 했으므로, 부부는 다른 경험을 시도할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 부부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바꿔보려고 제안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남편이 단박에 거부했는데도, 재키는 상황을 곰곰이 따져보고 다시 돌아와 문제를 재검토했다. 시간을 두고 이러한 행동을 점차 늘려야 한다. 모든 단계를 이리저리 시도하며 자기 삶을 조각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라. 


그는 페트리 접시를 그대로 내버리지 않고 정체불명의 균이 주변에 있는 포도상구균을 죽였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이것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계기였다. 플레밍이 균을 보고 코를 틀어 막고 눈을 질끈 감고 페트리 접시를 던져버렸다면 감염 질환의 치료법은 훨씬 늦게 개발되었을 것이다. ... 이처럼 생활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쓸모가 있다면 어떨까? 집중을 강조하는 정신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부적절하다며 배척한다. 반면에 비집중하는 정신은 멈춰 서서 가능한 기회를 생각하고, 만지작거리고, 곰곰히 따져본다.


삶에 '마음'을 통합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 '마음을 찾는 시간'을 정해 혼자서나 친한 사람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 ...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정은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앞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베조스는 사람들에게 고집스러운 동시에 유연하라고 조언한다. 고집스러워서 실험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고, 유연해서 마음을 열어 다른 해결책을 수용하라는 뜻이다.


삶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삶이 중요하므로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나는 최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자문한다.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 그동안 낭비해온 시간을 생각하며 경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때 느끼는 불안에서 도망치지 말고 오히려 불안을 환영하고, 견디기 버겁다고 느낄 때는 숨을 쉴 수 있도록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는다. 시간이 지나며 이러한 불안은 우리를 부추겨 위대성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더욱 상위의 자아로 나아가게 해준다.


정보가 무작위로 주입되면 뇌는 우리가 '기억하는' 이야기로 소설을 쓸 수 있다. ... 우리는 정보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전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기억 환상에서 기분이 우리가 기억하는 내용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한마디로 우리 기억은 미덥지 않다. ... 그렇다면 미덥지 않은 기억에 집중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기억을 만지작거려라. 가능한 대안을 첨범거려 보라. 자신의 논리 정연한 이야기를 분해하고 재조사해서 다른 방식으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보라. 


기억과 동시에 마찬가지로 논리도 유용한 동시에 잘못될 수 있다. ... 예를 들어 여러 해 전 의사들은 염산이 위벽을 갉아먹어서 위궤양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염산 분비가 촉진된다고도 믿었다. 이러한 정보를 근거로 위궤양 환자에게 매운 음식을 섭취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당시에는 타당한 주장이었다. ... 뒤이은 연구로 밝혀진 결과에 따르면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이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알칼리와 점액의 분비를 촉진해 위점막 혈류를 자극한다. 이러한 작용이 위궤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 유익하다. 캡사이신은 현재 궤양을 유발하는 '진짜' 원인으로 밝혀진 박테리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항해 위를 보호한다. ... 캉진용  박사 같은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들은 분명해 보이는 현상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현상에 의구심을 품고 자신의 직감을 만지작거린다.


우리가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몸을 움직일 때와 같은 뇌 부위를 자극한다. ... 자신이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나타내는 심상 1~3가지를 선택하라. 건강해지고 싶다면 마라톤을 달려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누군가의 옆에 누워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돈을 더 많이 소유하고 싶다면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만족스럽고 그럴듯한 활동을 상상한다. ... 무언가를 상상할 때는 감각을 모두 동원하라. 해당 상황에서 느낄 감각을 느껴보고, 상황에 적절하다면 맛이나 냄새를 상상하라. 최대한 현실적으로 상상하라. 


'우리 업계에서 활동하는 다수가 그다지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해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연결할 점들이 충분히 많지 않아서 문제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갖추지 못하고 매우 1차원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낸다. 인간 경험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수록 더욱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것이다.' - 스티브 잡스


실패했을 때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면 살아가며 아무것도 시도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실패하더라도 자신을 곤경에서 건지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 자신이 완벽하지 않고 완벽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도 삶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답고 훌륭할 수 있다. 만지작거리는 사람에게 실수는 정지신호가 아니라 우회신호이다. 자신을 탓하지 않고 가능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우회해도 혜택을 받는다. 가능성 사고방식이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 아인슈타인은 실수를 결코 하지 않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조금도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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