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결혼해서 살아 보면, 내 기대가 무너지듯이 상대의 기대도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이때 내 기대가 무너진 것만 문제 삼지 말고 상대도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상대가 실망할 만하다고 인정하면서 받아주면 관계가 좋아집니다.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생에서 내가 받는 것을 보라. 내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생에서 내가 짓는 것을 보라' - <인과경>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깊은 산속에 혼자 살아도 외롭지가 않습니다. 풀벌레도 친구가 되고, 새도 친구가 되고, 다람쥐도 친구가 되고, 밤하늘의 별도 친구가 됩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밤에도 무언가 보입니다. 그러나 눈을 감고 있으면 대낮에도 아무것도 안 보여요. 외롭다는 것은 지금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대낮에도 어둡다고 고함치는 사람과 같아요. 즉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외로운 겁니다. 그걸 알아차려서 스스로 외로움에서 벗어나 버리면 외로움 때문에 사람을 찾지는 않게 됩니다.


자기의 삶을 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늘 놀이로 생각하세요. 이게 가능할 때 인생도 행복해집니다.


부부가 살면서 죽을 때까지 말 못 하는 게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말 못 하는 게 있어요. ... 그렇게 한 10년, 15년 살다가 상대가 그걸 알게 되면 어때요? 난리가 나지요. ...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가 그걸 숨겨 줬기 때문에 15년이나 살 수 있었던 거예요. ... 그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그렇잖아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상대에게 무조건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거나 사랑을 요구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이기심을 갖고 있듯이 상대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되면 상대에게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그 뜻을 따라 주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게 돼요. 


우리는 상대에 대해 자기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고,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따집니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 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여러분이 이럴까 저럴까 망설인다면,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든 어차피 반반인 거예요. 여러분이 밤잠을 안 자고 결론을 내리려고 해도 결론이 안 나는 것은 고민할 가치가 없는 거예요. ... 이때는 아무 쪽으로나 결론을 내려도 됩니다. 


꽃이 피면 꽃을 보고, 꽃이 지면 그만인 것처럼 무심히 볼 수 있는 게 수행입니다. ... 같이 살 거면 상대를 그냥 날씨나 꽃처럼 생각하세요. ... 다만 내가 맞추면 돼요. 꽃 피면 꽃구경 가고, 추우면 옷 하나 더 입고 가고, 더우면 옷 하나 벗고 가고, 비 오면 우산 쓰고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안개 속에 있으면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녀가 대단한 문제 때문에 헤어지는 것 같지만, 안개비 속에 한참 있으면 옷이 젖듯이 아주 작은 사건들이 모여 결국 헤어지게 만듭니다. ...별것 아니고 사소한 일들이라, 말하고 행동한 사람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오래 쌓이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어 풀기 힘들어집니다.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마라.' 부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고통을 주는 제1의 화살을 맞은 뒤, 스스로 그 고통을 되새김질해서 제2, 제3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쏘지 말라는 거예요. 


용서해 준다는 생각마저도 완전하지가 않아요. 놔 버려야 합니다. 완전히 딱 놔 버려야 해요. 남편의 지난 잘못을 약점으로 쥐고 있으면 약점을 이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항상 저항이 따라요.


이미 떠나버린 남자를 미워하면서 사는 것은 아직도 내 인생의 주인이 그 사람인 거예요. 참회함으로써 내 인생에서 그를 지워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기로 정한 시간이 됐을 때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야 하는데"라고만 하고 정작 일어나지 않으면서 "일어나고는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 끊임없이 방법을 찾는 것은 번뇌입니다. 그냥 하는 거예요. 수행도 이처럼 해야 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하지 말고, 가볍게 해야 해요. 


순간적으로 슬프지만 슬픔에 빠지지 않고, 실패하면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거예요. 상황과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삶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타다가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지금 자전거 타기를 배워 가는 중이라는 겁니다. 성공으로 가는 중이라는 말이에요.


스님의 법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도 문 밖을 나서면 실행하기가 어렵지요? 마음과 달리 과거의 습관대로 행동하게 됩니다. 경계에 딱 부딪히면 무의식적으로 그냥 원래대로 돌아가 버립니다. ... 그래서 불교에서는 '찰나에 깨어 있어라', '순간순간 깨어 있어라'고 합니다. 매순간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대로 행동하는 거예요.


실패한다는 것은 시도를 했다는 얘기예요. ... 안 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남편(아내)이 뭐라고 할 때 "그러게, 나도 좀 문제네요" 하고 넘어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변명을 하려고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변명하면서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싸움이 되는 거예요. 가볍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별것 아닌데 말이에요. 이것을 인정한다고 해서 내가 못나 보이거나 나빠지는 것도 아니에요. 단지 그때 일어나는 한 생각일 뿐이에요. 오히려 그냥 가볍게 내려놓지 못해서 싸움을 만들고, 내내 이 문제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괴로움이 사라지지 않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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