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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려도 괜찮아 - 승가원 아이들의 행복한 도전
고혜림 지음, 민경수 사진 / 조선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태호의 이야기를 예전에 방송을 통해 본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
태어날때부터 아주 작고 연약한 몸으로 태어난 태호는 다리도 발도, 게다가 손도 온전치가 않았다. 하지만 방송에 비친 태호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와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함께 생활하는 승가원의 친구들과 자신이 그토록 아끼던 동생인 성일이의 모습도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고 대견하고 안쓰럽다. 몸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다기 보다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부모와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한스러워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아이들보다 태호는 항상 '해볼께요', '할 수 있어요'라는 말로 항상 승가원 엄마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항상 핑계거리를 찾아다니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변호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 숨고 싶어진다.
여자아이들이 사는 햇님방에서 달님방으로 건너갈때 태호와 성일이는 너무나 큰 시련앞에 좌절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평상시에는 태호가 성일이의 형이 되어 글도 가르쳐주고 아플때 손이 필요할때 도움을 주던 태호가 달님방에서는 덩치 큰 형들의 호기심어린 장난속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되어버렸는데, 바로 성일이가 또 태호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살면서 강자가 약자가 되고 약자가 강자도 되고, 전화위복이 되기도 하고, 정해진 것 없이 항상 새롭고 항상 긴장되지만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해결할수 있는 힘은 나에게, 또는 상대방에게도 있으니,, 인간이란 단어가 왜 사람인자에 사이간자인지 알게 해준다.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태호와 성일이에게서 보이며, 이들처럼 조금 약하게 태어나 살아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도 필요한 인간의 정과 삶의 모습이다.
아이들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 아이들이 만들어나가는 가능성의 작품들이 지금 우리 아이들이 조금씩 느리게 배우고 살아가는 모습이 당연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