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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철학학교 ㅣ 톡 꼬마 철학자 1
안느 소피 쉴라르 지음, 강미란 옮김,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황경식 감수 / 톡 / 2010년 11월
평점 :
대학시절 소위 철학공부를 한다고 철학사나 철학개론을 좀 읽어본 터에 소피의 세계라는 책을 만난 적이 있다. 소피가 아마 아버지의 편지를 받으면서 철학의 세계를 알아가던 과정이었던 것 같은데, 대학시절의 철학공부가 조금 딱딱한 면이 있어서 청소년들이 다가가기에 부담없는 책을 읽고 싶었던 차에 만났던 책이다. 이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서 초등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좋을 만한 철학책을 찾게 되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동화전집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어린 유아들은 창작동화를 통해서 거의 여러가지 상황과 생각, 상상의 세계에 접하면서 생각을 키우고, 조금 더 자라면 철학동화전집을 통해서 보통 탈무드, 이솝우화, 그리스로마신화, 각국의 세계전래를 통해서 상징적인 그림이나 구체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생각키우기에 발맞춘다.
우리딸도 그리스로마신화, 탈무드동화, 철학동화를 읽어본터,, 앞의 두 전집 책들은 잘 보는데, 철학동화라는 테마를 가진 책들은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철학이란 말 자체가 좀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른다. 그냥 창작동화나 생활동화처럼 생각하면 되는 데 그래도 엄마가 철학동화라고 하니 낯선 모양이었다.
와글와글 철학학교는 책제목부터 재미있어 하고, 몇장 들추어보더니 킥킥거린다. 아마 각 질문에 대한 답들이 명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림이 너무나 신선하였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중 한 질문을 보면,
왜 바보같은 짓을 할까?
1. 나도 모르게 바보같이 실수를 해요.
2. 재미로 바보 같은 장난을 칠 수도 있어요.
3. 잘 몰라서 바보 같은 짓을 할때도 있어요.
4. 자기만 생각하면 바보같이 큰 실수를 할 수 있어요.
5. 하지만 바보같은 짓이 세상을 좋게 만들기도 해요
Q: 바보같은 짓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a: 어른들의 생각, 법과 규칙, 친구들의 생각, 나 자신의 생각
그 중 재미난 이야기는 친구들의 생각에는 이런 말도 부연설명되어있다.
"하지만 친구들이 오히려 바보 같은 짓을 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재미난 그림과 설명, 캐릭터라고 해야 할지 모호하지만 인물들의 표정과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다 자란 성인들에게도 재미와 함께 생각꺼리를 제공한다.
와글와글 철학학교에는 28가지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담겨있고, 엄마나 선생님이 해주는 그런 다소 도덕적인 답변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생각을 찾아갈 수 있는 여러 입장과 상황을 보여주어 자유롭고 묻고 답하게 해주는 일기장, 낙서장 같은 분위기의 책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부담없이 궁금해하는 질문부터 찾아볼수 있게 되어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철학을 재미난 것으로 받아들이려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