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쁜 책이다. 색감이 너무나 화려하여 마치 한복의 배색을 보는 것 같다. 심청뿐 아니라 모든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어서 마치 연극이나 애니매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옛날,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어. 어느 날 엄마는 아기를 낳고 병에 걸렸지. 엄마 병은 약 먹어도 못 고치고 굿을 해도 못 고쳤지." 처음 시작하는 부분에서 볼수 있는이 직접 할머니가 손주에게 다정하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다정하면서도 힘있는 말투로 동화작가 유은실 선생님의 힘있고 단아한 필체고 구성되었고,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홍선주 선생님의 그림이 재미를 더했다는 설명이 실감이 나네요. 장면장면 하나하나마다 너무나 글의 재미와 특징을 살린 그림과 색감이 멋지고, 심청이 타고 나타나는 커다란 연꽃은 정말 내 눈앞에 상인들이 가져다 준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다. 등장인물을 성격에 따라 손의 크기도 의도적으로 그렸다고 하니 뺑덕어멈의 손은 커다란 덩치에 비해 작게, 심청의 아버지와 다른 인물은 상대적으로 크게 그렸다는 부분도 작가와 그린이의 의도를 생각면서 보니 한번더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기존의 심청전과 다른 특징중 하나는 바로 심청이와 아버지가 만나서 눈을 번쩍 뜨는 장면에서 맹인잔치에 참석한 다른 맹인들도 모두 두 눈을 부릅 뜨는 장면이다. 마치 판소리한마당이나 고전을 희화한 영화를 보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되니 말이에요. 아이에게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심청전의 내용과 비교해서 다른 점을 찾아보라니.. 엄마가 찾은 이 장면 말고도 소소한 글의 내용이나 그림을 찾아서 이야기한다. 같은 심청전이라도 어떤 점을 부각시켜서 강조하고 조금씩 각색을 하는가에 따라 그 전해지는 감동과 느낌이 다르니 이번을 계기로 다른 고전책들도 여러권을 접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눈뜬 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