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시인, 소설가 서유미, 손홍규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후기


시서화락(詩書畵樂)은 한 나무라 시는 곧 열매요, 서는 잎이요, 화는 꽃이요, 악은 줄기라고
내 맘대로 정의 내려 놓곤 제법 그럴듯해 으쓱해 봅니다.
이런 관계로 이번의 북 콘서트는 시서화락이 한테 어울린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하나 하나가 이미 완결의 공력을 가진 것이어서 나름 감동을 주는 서정이 있지만, 어울려 놓으니 오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했습니다.

제가 워낙에 운이라곤 없는 편이어서 이벤트에 참가하라는 메일을 받아놓곤 처음엔 참여조차 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러다 지인한테 전화하는 중에 우연히 북 콘서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지인의 요구로 이벤트에 참가 했거든요.
그리곤 별 기대없이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초대의 메시지가 왔더군요.
덕분에 그 지인과 간만에 좋은 데이트도 하고, 흠뻑 시서화락에 젖은 채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한 때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시를 좋아 했었는데요.
철 들어서는 정 희성 선생님의 시를 좀 좋아 하고 있었거든요.
선생님을 직접 보고 그 낭낭한 육성의 시를 듣는 것은 아주 좋았어요.
평생 교편을 잡아 오셔서 그런지 손이 참 부드럽고 강단지더군요.
시인이라선지 눈매와 몸매가 참 선량하기도 했구요.
한가지 아쉰 것은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을 듣지 못한 것이었어요.
뭐 이미 많은 시들이 노래로 불려져 그 가치를 드날리고 있지만요.

그리고 소설을 읽고 그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 뮤지션들의 에피소드들을 듣는 것도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바로 그 들이 최고의 독자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작가는 그런 독자를 위해 언제든 밤을 새워 글을 지어 짜낼 마음을 먹고 있을 테니까요.
물론 독자가 없더라도 작가는 그 자신의 감성을 견디지 못해 밤새워 글 머리를 쥐어짤 것이지만요.
아무튼 작가와 독자와 관람객이 모두 흥에 취할 만큼 북 콘서트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한 없이 좋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랬기에 좀 조촐하였지만 오붓하게 그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좋은 기회가 왔으면 하고 기다려 봅니다.

이 깊어가는 가을날
여름장마로 가벼워진 구름이 가을볕에 투명하게 고슬려 높이 올라간
맑고 높은 가을의 깨끗한 하늘에다
시서화락의 즐거움에 취하게 한 북 콘서트의 여운을 촘촘히 그려봅니다.


***

서재가 텅 비었지요...

책에다 직접 그 읽은 느낌을 적어두는 습관이라...ㅋㅋ

이런 행사가 아니면 거의 후기를 컴에 쓸 일이 없네요..

기쁨 만땅, 행운 만땅, 즐거운 가을 보내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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