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
척 팔라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파이트 클럽]의 작가...척 팔라닉이 쓴 소설"
 
이 책의 표지나 다른 소개글 같은 것을 보면 항상 이런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만큼 [파이트 클럽]은 대단한 책이다.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책은 물론이고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영화로도 큰 각광을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파이트 클럽]보다 이 책 [질식]이 끌어당기는 몰입감, 재미, 기발한 상상력 등 여러 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 물론 [파이트 클럽]은 영화로 먼저 봐서 정작 책을 볼 때 흥미가 좀 떨어져서 그런거지 단순히 섹스 관련이기 때문에 그런건 아니다. 그리고 섹스 코드라고 절대 야하거나 외설적이지 않다.(물론 내 기준으로...^/^)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내 말 뜻을 다 알거다.

그러니까...[파이트 클럽]이 폭력이라는 코드로 건조하면서도 매섭게 세상을 풍자했다면...

[질식]에서는 섹스라는 코드로 촉촉(?)하면서도 해학적으로 세상을 풍자했다라고 보면 된다.

거봐! 넘 말이 어렵지...암튼, 더 좋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팔라닉의 책이 다 그렇듯이 이 책 또한 그리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처음에는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왜 갑자기 이런 게 나와? 뭔 소리여 이게?' 라는 의아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게 누구 책이냐? 바로 척 팔라닉꺼잖아...에이! 그래, 일단 가보자고...'라고 마음을 다잡고 그냥 읽어 나간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하나하나 상황들이 제자리에 맞혀지며 결국 '아! 이 얘기구나...'라는 큰 줄거리가 머리에 남게 된다.

 

 팔라닉...차암 신기하게 글 쓰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가독성 보다는 묘한 중독성을 가졌다고나 할까?
그리고 되씹으면 되씹을수록 맛이 베어나오는 유머러스한 문장들...
또한 문득...불현듯...툭툭 뱉어지는 그 유머들을 줏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나는 이 팔라닉의 문장이 무척 마음에 든다.(물론 원서가 어케 생겨 먹었는지 잘 모르지만...ㅡ.ㅡ 번역을 잘 해서인가?)

암튼...처음엔 이 무슨 또라이 같은 소린가 싶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웬지 딱 내 스타일다.

 

이 책의 주인공은 빅터 맨시니다. 고급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하는 척 연기를 하고 누군가 나타나 그의 목숨을 구해주면 그 영웅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사기꾼이다. 거기에 섹스중독자다. 물론 흥미롭고 순수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는 빅터도 아니고, 친구인 데니도...매력적인 페이지도 아니다. 바로 빅터의 어머니 아이더 맨시니이다. 아이더를 보면 [파이트 클럽]의 타일러 더든과 비슷하다. 기발하고 섬뜩하며 무정부적인 성향 또한 닮았다.

 

"내 목표는 나 자신을 단순하게 만드는 거야."
"사람들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신경도 안 써. 세상이 설명되거나 이해될 수 없다는 것도 몰라."
"우리가 통과한 유일한 국경은 그 외의 모든 것은 너무 단단하게 꿰메어져 있어. 너무 많은 법에 갇혀 있어."

 

이 책에서 팔라닉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들을 아이더의 입을 통해 배출된게 아닐까?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빡빡하고 찌들린 삶을 살고 있는 남자들에겐 이 팔라닉의 책들이 하나의 로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의 책은 일단 한번 보면 팬이 되어 버린다.

왜 사람들은 팔라닉의 책에 열광하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ㅎㅎ
직접 읽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리 내가 좋다고 지껄인다고 당신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으니...


책 뒤에 이런 문구가 있다.

 

"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

 

맞는 말이다.

나도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넘이 있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할란다.


 

이 책을 보고도 열광하지 않는다면...

나랑 친구되긴 글러먹은 넘이다. 그냥 아는 사이로만 지내자고...


 

만약, 사랑한다면...

와우~~나에게 오라! 나도 당신을 빡빡히 사랑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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