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위대한 도전
임진국 지음 / 북오션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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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야구! 뚝심의 야구! 끈기의 야구!
인화가 모토인 덕장! 재활용 공장장! 국민감독!


이는 전부 김인식 감독을 표현하는 말이다. 김인식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모 감독처럼 패했을 경우 선수들을 탓하거나 쓸만한 선수가 없다느니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는다. 또한 조그만 실수도 용서치 않으며 크게 이기고 있는 경기 후반에도 상대에 대한 배려도 없이 도루나 번트는 물론이고 잦은 투수 교체를 하는 모 감독과는 달리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인간미가 넘치고 때론 유머러스한 감독이기도 하다.

 

나는 ID에서도 나타나듯이 오비 즉 두산팬이다. 그것도 아주 광팬이다. 직장인이 다 그렇듯 나도 월요병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에겐 그 의미가 좀 남다르다. 휴일로 푹 쉰 후 직장에 가기 싫은게 아니라 야구경기가 없는 월요일이 싫다. 내겐 야구가 생활 그 자체로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 베어스가 경기에 진 날은 다음날 경기 전까지 기분이 완전 다운이다. 그런데 이게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니 미치긴 단단히 미쳤나보다.

 

그러다보니 베어스 승리를 위한 징크스도 무지 많다.
내가 뭘 하든 베어스 승리랑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물론...안다! 상관없다는거...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한데 어쩔것인가...내가 생각해도 차암...ㅡ.ㅡ


여러 징크스 중 몇가지를 소개하면...먼저 팬티 징크스...

난 연승하는 날에는 그 날 입은 팬티를 계속 입는다. 반대로 지면 바로 갈아 입는다. 예전에는 베어스가 4, 5연승은 정도는 기본이고 그 이상할 때도 많았는데...그래도 벗지 않았다. 몇일이든지...그러나 요즘은 한 팀과 3연전에서만 이 룰을 적용한다. 그러면 길어야 3일이니 참을만 하다.(그래도 좀 찝찌름하긴 하다만...ㅡ.ㅡ)
그리고 연패(보통 3연패 이상)에 빠진 경우 비장의 빨간팬티를 꺼내 입는다. ㅎㅎ
와이프는 미쳤다고 하지만...확실히 효과가 있다!!
믿지 못한다면 직접 입어 봐라...아! 참고로 여성분은 남자용 사각팬티를 입으면 된다. ^/^

 

또 다른 징크스는 길을 걸을 때 절대 선을 밟지 않는다. 이건 선수들도 많이 하는 것으로 경기장 선을 밟지 않는다. 잘 보시라...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도 그런다. 그래서 나도 예전에는 길에서 흰선도 밟지 않았지만 이건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타협한 것이 노란선만 밟지 않는 것이다.

 

자꾸 얘기가 옆길로 새는데...다시 김인식 감독님 얘기로 돌아와서...
내가 비록 두산팬이고 현재 김인식 감독님은 한화 감독이지만 김감독님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1982년 원년 우승팀이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4년까지 처참하리만치 헤메던 팀...게다가 1994년에는 윤동균 감독의 체벌에 항명하여 선수단 집단 이탈사건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7위를 했던 암흑기의 OB 베어스를 1995년에 부임하자마자 우승시킨 김감독님!


베어스 9년 재임기간(1995년 ~ 2003년) 동안 한국시리즈 2번 우승(95년, 2001년)과 2000년 준우승 등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김감독님!


미러클 두산! 뚝심의 베어스! 라는 지금의 두산 야구 스타일을 정착시키고 선수단 전체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으신 김감독님!


현재 김경문 감독의 야구도 김인식 감독 시절 코치를 하면서 배우고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더우기 온 국민을 야구팬으로 만든 WBC 준우승...
특히,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WBC 감독직을 "왜 또 나야? 우쉬...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거 아니냐"며 기꺼이 수락한 김인식 감독.


베이징 올림픽 우승 이후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이승엽, 김동주, 박찬호 등도 다 빠져 최약체로 평가되는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신 김인식 감독은 이제 그냥 명감독이 아니라 국민감독의 반열에까지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 준 믿음, 겸손, 인내, 배려, 매너, 판단력, 임기응변 등에 어눌하지만 화려한 말솜씨까지...ㅎㅎ

 

이 책 [김인식의 위대한 도전]은 야구광인 내게 경기 뒷 얘기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베어스 얘기가 많이 나와 더 좋았다. 두산 선수들 팔아서 돈 번 얘기나 2군 코치 5명 옷 벗긴 사연 등등...

 

그러나, 오타나 오기가 너무 많다. WBC 열풍 이후 조급하게 쓰여져 나온 티가 너무 난다. 특히 소재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꾸 같은 얘기가 반복되어 나온다. 나중에는 정말 짜증이 날 정도였다. 그냥 WBC 열풍에 묻어가는, 흥미 위주로 가볍게 한번 훑어 볼만한 책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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